논란 많은 '하드콜', KBL은 기조 유지…"농구 발전 위해 유지해야"
DB 등 일부 구단 반발…유재학 본부장 "시간 필요"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25시즌 프로농구의 1라운드가 종료된 시점에서 가장 큰 이슈는 '하드콜'(몸싸움에 관대한 판정)이다.
지난 7월 부임한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 체제에서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도입한 하드콜은 논란이 많다.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일부 팀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유 본부장은 지금의 방식이 경기의 박진감을 높이는 등 장점이 있다고 보고, 판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본부장은 19일 KBL 미디어 간담회에서 하드콜에 대해 "바람직한 방향이다. 개선할 점은 개선하되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드콜의 효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KBL에 따르면 올 시즌 파울 횟수는 과거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 시즌 1라운드 파울 횟수는 19.3회였으나 올 시즌에는 18.4회로, 자유투 시도 횟수는 16.7회에서 13.5회로 줄었다.
휘슬이 덜 불리자, 자연스레 경기 흐름도 빨라졌다. 애초에 몸싸움이 일어나기 전 공격을 마치려는 영향이다.
속공 농구를 표방하는 서울 SK는 8승2패로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올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SK의 평균 속공 득점은 20.9점으로 지난 시즌(11.1점)의 두 배 가깝게 늘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속공 대신 외곽포를 앞세워 공동 2위(7승3패)에 자리했다. 지공 상황에서 상대가 수비 대열을 갖추기 전, 3점 슛으로 득점을 노린다.
한국가스공사는 3점 슛 성공률은 38.5%로 1위다. 앤드류 니콜슨(6.8개), 김낙현(5.8개), 샘조세프 벨란겔(5.1개)이 수비수를 떨쳐내고 3점 슛으로 공격을 주도한다.
SK와 한국가스공사는 평균 스틸도 각각 8.7개(1위), 7.8개(2위)로 하드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반발하는 쪽도 있다. 몸싸움과 반칙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판정의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는 구단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팀은 원주 DB다. 2023-24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은 DB는 이번 시즌 3승8패(9위)로 기를 못 펴고 있다.
DB의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은 89.9점으로 가장 높았으나, 올 시즌엔 71.5점으로 뚝 떨어졌다. 예민해진 김주성 감독은 번번이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일엔 김시래(DB)와 자밀 워니(SK)의 경합에서 워니의 파울이 선언되지 않자 심판에 거칠에 항의했고, 이후 KBL로부터 제재금 징계를 받기도 했다.
서울 삼성(2승7패·10위)의 김효범 감독은 하드콜 판정을 겨냥해 '씨름 농구'라고 지적했고, 수원 KT의 에이스 허훈도 "슛을 쏘거나 돌파하는 상황에서 반칙이 불리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 크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KBL 측은 판정에 불만이 있는 구단에는 피드백을 해주고 있으며, 자체 분석을 통해 개선점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 본부장은 "변화엔 시간이 필요하고 반대 의견도 존재할 수 있다. 여러 말이 나올 수 있지만, 밀고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기조로 쭉 가야 한국 농구가 발전하고, 팬들도 재미있는 농구를 보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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