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삼성행 이대성 "도의적 책임 통감…가스공사 제안, 진정성 없어"

일본 진출 1년 만에 국내 복귀, 삼성과 2년 계약
선수 권리 포기한 전 소속팀 가스공사, 보상 못 받아

프로농구 이대성이 22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서울삼성썬더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해외 진출 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국가대표 출신의 가드 이대성(34)이 전 소속팀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아닌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대성은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한국가스공사의 진정성 있는 제안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대성은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센터에서 진행한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먼저 이번 이적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같은 사안을 두고 저마다 해석의 여지가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진정성 있는 제안이 없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23-24시즌 종료 후 KBL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된 이대성은 지난 21일 삼성과 계약기간 2년, 보수 6억 원(인센티브 1억8000만 원 포함)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대성은 2021-22시즌과 2022-23시즌, 두 시즌 연속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국내 정상급 가드로 평가받았다. 3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삼성으로선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하지만 이대성의 삼성 입단 과정에는 FA 제도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대성은 2022-23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을 희망했고, 당시 소속팀 한국가스공사도 이대성의 강한 의지에 이를 수용했다.

다만 이대성은 당초 목표한 호주 리그 진출이 난항을 겪자, 일본 B리그 방향을 선회했고, 아시아쿼터 신분으로 시호스즈 미카와(일본)에 입단했다. 2023-23시즌 평균 7.2점 2.5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대성은 미카와와 계약을 해지, 한 시즌 만에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이대성은 서울 삼성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 삼성 제공)

이대성은 김효범 삼성 감독과 공감대를 형성한 끝에 삼성과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가스공사는 배제됐다.

이대성은 "KBL에 FA를 신청한 뒤 한국가스공사 측에 '국내 복귀할 경우 삼성과 계약할 것 같다. 한국가스공사는 내 선택지에 없다'는 연락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내 결정을 동의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FA 자율협상 마감일 전날인) 20일에 한국가스공사가 갑작스럽게 영입 제안을 해 당황스러웠다. 무슨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 내 생각으로는 진정성이 있는 제안이 아니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의 삼성 이적으로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1년 전 한국가스공사는 이대성이 해외 무대에서 최소 2년은 뛸 것으로 판단, 임의해지 하지 않는 등 선수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

만약 이대성이 지난해 국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보수의 200%인 11억 원 상당의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와 보상금 2억7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프로농구 이대성이 22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서울삼성썬더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대성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했다. 그는 "작년에 해외 진출을 추진할 때 한국가스공사에 임의해지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이 검토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대성은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통감한다"며 "(제도상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한국가스공사가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도 생각했고, 이를 삼성 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가) 나로 인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 구단 관계자는 보상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와 공식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

끝으로 이대성은 "청문회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상황도 너무 당혹스럽다"며 "많이 비난받았는데, 계속 비난받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으면서 못했지만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