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도 난감할 허재…허웅·허훈 결승 대결, 아빠는 누굴 응원하나
KCC-KT, 27일부터 수원서 남자 프로농구 챔프전 격돌
허웅·허훈 모두 우승 경험 없어…"최선 다해 이기겠다"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농구 대통령' 허재가 행복하면서도 난감한 시간을 앞두고 있다. 두 아들 허웅(31·부산 KCC)과 허훈(29·수원 KT)이 프로농구 최초 챔피언결정전에서 형제 맞대결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우승 반지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한 명은 우승의 한을 푼다. 하지만 다른 형제는 쓴잔을 마셔야한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들이 정상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행복하면서도 또 다른 아들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봐야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감수해야한다.
KCC와 KT는 27일 KT 홈인 수원 KT 아레나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6강 플레이오프(PO)부터 치르면서 어렵게 결승에 진출한 만큼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5위로 PO에 진출한 KCC는 6강 PO에서 서울 SK를 3-0, 4강 PO에서 정규시즌 1위 원주 DB를 3-1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KCC는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린다.
정규시즌 3위 KT는 6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3-1, 4강 PO에서 창원 LG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17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이번에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프로농구 슈퍼스타인 허웅과 허훈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개인 통산 첫 우승을 노린다. 허웅은 신인 시절이던 2014-15시즌 원주 동부(현 DB) 소속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허훈의 경우 챔피언결정전 진출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우승이 간절한 만큼 두 선수는 시리즈 시작 전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허웅과 허훈은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서로 부상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우승이 간절한 만큼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웅은 "형제 대결로 관심을 받으니 좋지만 긴장의 끝을 놓지 않고 꼭 우승하겠다"며 "4전 전승으로 (연고지인) 부산에서 끝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에 허훈도 "형이 뛰는 KCC에는 지기 싫다"며 "형과 1대1로 맞붙어도 그저 상대 선수일 뿐이다. 빨리 끝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고 응수했다.
형제 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허웅, 허훈 형제는 각 팀의 핵심 선수인만큼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들의 활약도 중요하다.
다행히 현재 두 선수의 컨디션을 좋아 보인다. 허웅은 '슈퍼팀' KCC에서도 에이스 슈터로 정규시즌 1위 DB와의 4강 PO에서 매 경기 두자릿수 득점을 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허훈은 4강 PO 1차전에서 2점에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1승2패로 몰린 4차전 18점을 몰아넣었고 마지막 5차전에서도 팀이 16점 차를 뒤집는 과정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팀의 현재 상황만 고려하면 허웅이 유리하다. 4강 PO를 4차전에서 끝낸 KCC와 달리 KT는 5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진출한 만큼 체력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팀의 정규 시즌 전적도 3승 3패로 팽팽했던만큼 시리즈의 행방이 쉽게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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