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놓쳤지만 5관왕…소노 이정현 "PO 이끈 뒤 다시 MVP 도전"

어시스트·스틸·3점슛·기량발전상·베스트5 수상
"특별한 어시스트왕 타이틀, 포지션 변경 성공"

고양 소노 이정현이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스틸상, 어시스트상, 3점슛상을 수상한 후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역대 두 번째 플레이오프 미진출 팀의 국내선수 최우수선수(MVP) 수상까지 점쳐졌지만, 뚜껑을 열자 이정현(소노)은 DB 우승의 주역들에게 크게 밀렸다. MVP 투표 유효 111표 중 97표가 이선 알바노(50표)와 강상재(47표)에게 쏠렸다.

그럼에도 이정현은 1일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빛난 선수 중 하나였다.

매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던 이정현은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36분43초를 뛰면서 22.8점과 3.4리바운드 6.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또한 3점 슛도 2.9개를 성공시키며 정확한 외곽포를 과시했다. 프로농구 출범 후 최초로 단일 시즌 어시스트와 스틸, 3점 슛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박인웅(DB)을 따돌리며 기량발전상을 차지했고, 베스트5에서는 최다득표(106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단상에 오른 이정현의 손에는 다섯 개의 트로피가 있었다.

MVP만 받지 못했는데, 8위에 그친 팀 성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DB가 압도적 성적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베스트 5에 선정된 원주 DB 디드릭 로슨(왼쪽부터), 수원 KT 패리스 배스, 원주 DB 강상재, 이선 알바노, 고양 소노 이정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럼에도 이정현은 시상식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여러 감정이 교차하지만 그래도 MVP는 우승팀 DB에서 나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훌륭한 시즌을 보낸 알바노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MVP와 기량발전상 모두 후보에 올랐는데 두 상은 상반된 성격이 짙다. 그래도 기량이 많이 향상돼 MVP 레벨까지 발전했다. 다음 시즌에는 팀 승리도 많이 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둬서 다시 MVP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5개 트로피를 거머쥔 이정현은 상금만 1000만 원을 획득했다. 1000만 원은 국내선수 MVP 상금과 같은 금액이다.

이정현은 "MVP에 준하는 상금이라 기분이 좋다. 그래도 상금보다 이 5개 트로피가 더 값지다"며 "개인 기록 부분 수상 외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팀 성적도 하위권이어서 스스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덧붙였다.

가장 의미가 있는 트로피를 하나 꼽아 달라는 질문에는 '어시스트왕'이라고 답했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꾼 뒤 김승기 감독님께 많이 혼나면서 배웠다. 이제는 이렇게 어시스트 1위까지 올랐으니 포지션 변경에 성공한 것 같다"며 "많은 경기에 못 이겼지만 그래도 큰 기복 없이 한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올 시즌에는 어깨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전력에서 이탈했는데 앞으로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