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존재감' KT 하윤기, 국가대표까지 접수…"열심히 해 보겠다"
소속팀서 매 경기 배스와 공격의 쌍두마차 역할
"공격할 때와 안할 때 구분할 수 있게 돼"
- 문대현 기자
(고양=뉴스1) 문대현 기자 = 수원 KT의 토종 빅맨 하윤기(25)가 베이비 헐크에서 헐크로 진화하고 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넘어 국가대표로도 제 몫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하윤기는 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소노와 원정 경기에서 25점 8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 했다. 28점을 넣은 패리스 배스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득점자다.
하윤기의 활약 덕에 KT는 소노를 92-89로 제압하고 선두 원주 DB(30승9패)에 4.5경기 차로 다가섰다. 특히 KT는 지난해 11월6일부터 이날까지 소노전 5연승에 성공했다.
하윤기는 이날 전반 상대의 강한 기세에 눌려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3쿼터부터 각성한 듯 득점을 몰아쳤다.
하윤기 스스로도 이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전반에 턴오버도 많았고 준비했던 공격과 수비도 나오지 않았다. 하프 타임 때 감독님이 쓴소리를 하시며 분위기를 바꿔주셨다"며 "덕분에 분위기가 올라 후반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윤기는 올 시즌 초반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19.6점 7리바운드 1.4어시스트 0.6스틸로 KBL 최고 빅맨 반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까지 다소 불안했던 중거리슛 장착에 성공했고, 골밑에서 한층 여유가 생겼다. 하윤기의 1라운드 야투 성공률은 63%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13일 울산 현대모비스 원정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한 달 가량 쉬고 난 뒤 경기 감각을 잃어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송영진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송 감독은 믿을 만한 스코어러인 하윤기를 기다려줬고 결국 다시 제 기량을 펼치고 있다.
하윤기는 5라운드 현재 평균 31분12초를 뛰며 16.55점 6.97리바운드 야투율 58.74%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쓰고 있다. 이제 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은 선수치고는 엄청난 활약이다.
하윤기는 "발목 부상 후 복귀했을 때 몸은 좋았지만 뭔가 밸런스가 안 맞았다. 공격할 때와 안할 때 구분을 잘 못해서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다시 적응했고 밸런스도 맞춰졌다"고 흡족해했다.
하윤기가 연일 맹활약하니 감독도 그를 쓰지 않을 수 없다. 직전 3경기 연속으로 35분 이상을 뛰었던 하윤기는 이날 소노전에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힘들 법도 하지만 아직은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다.
하윤기는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훈련할 때 강도를 약하게 해서 경기 체력은 오히려 괜찮다"고 굳건함을 강조했다.
하윤기는 이달 열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최종 12인 명단에 뽑혔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한국 농구는 아시안게임에서 최종 7위로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윤기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지난 과거는 잊고 다시 힘차게 달려 새로운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하윤기는 "다시 한 번 국가대표에 발탁이 돼서 기분이 좋다. (오래 알고 지낸) 소노 이정현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기대 된다"며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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