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이적에 '실탄' 더 채운 키움…'2026 재도약 프로젝트' 힘받는다

작년 이정후 이어 김혜성도 MLB행…이적료만 300억 훌쩍
강백호·박찬호 등 내년 FA 시장 주목…에이스 안우진도 복귀

키움 히어로즈를 떠난 김혜성. /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또 한 명의 주축 선수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김혜성(LA 다저스)까지 빅리그에 진출시키면서 두둑히 챙긴 '실탄'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2026 재도약 프로젝트'는 좀 더 힘을 받게 됐다.

김혜성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3억 8000만 원)에 계약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한 김혜성은 데드라인을 불과 3시간 정도 앞두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극적인 메이저리그행이이었다.

키움 입장에선 예정된 이별이었다. 김혜성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표명했고, 키움도 선수의 도전을 응원하며 허락했다.

김혜성보다 한 시즌 먼저 이정후가 팀을 떠났다. 이정후는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그에 앞서 김하성까지 생각하면 5년 새 3명의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났고, 최근 2년은 연속 출혈이 있었다.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팀이 2023, 2024년엔 2년 연속 '꼴찌'의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꼴찌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키움은 당장 조급한 마음을 내비치기보다는 멀리 내다보며 팀을 운영하고 있다.

키움은 최근 몇 년간 이들 주축 선수의 이탈뿐 아니라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대신 신인 드래프트와 현금 등을 받아오기도 했다. 박동원, 최원태, 조상우가 그렇게 팀을 떠났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힌 키움 히어로즈 출신의 김혜성(왼쪽부터) 김하성, 이정후. (키움 제공)

모기업이 없는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FA가 임박한 이들을 모두 잔류시키는 것이 어렵기에, FA보다 한발 앞선 트레이드로 최대한의 '실리'를 챙긴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이적료도 두둑하게 챙겼다.

키움은 지난해 이정후의 '대박 계약'으로 이적료로만 277억 원을 받았다. 올해 김혜성의 계약은 그보다 규모가 작지만, 최소 37억 원, 최대 56억 7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김혜성의 계약을 최소로 계산해도 3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모기업이 없다고 해도 FA에 투자할 만한 '실탄'으로 충분한 금액이다.

키움은 이정후와 함께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3시즌을 앞두고 공격적인 투자로 '윈나우'를 천명했다. 당시 원종현(4년 25억 원), 이형종(4년 20억 원)을 FA로 영입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결국 '의지'만 있다면 키움도 충분히 '큰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26시즌에 돌아오는 안우진. /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키움은 일찌감치 '2026년'을 겨냥했다. 팔꿈치 수술 후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에이스 안우진이 돌아오는 시기다. 당장 2025시즌은 여전히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1년만 더 견디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침 내년 스토브리그엔 대어급 선수들이 꽤 나온다. 리그 정상급 타자에 나이도 어린 강백호(KT 위즈)를 비롯해 리그 정상급 유격수 박찬호, 준족 외야수 최원준(이상 KIA 타이거즈), 전천후 투수 이영하(두산 베어스), 베테랑 타자 손아섭(NC 다이노스),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와 포수 장성우(KT)까지 눈에 띄는 이름이 많다.

최근에 트레이드한 조상우 역시 FA 자격을 얻기에 키움으로의 '리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두둑한 실탄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며 '샐러리캡'(팀 연봉 상한선)에도 큰 여유가 있는 키움으로선 'FA 영입전'에 참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에이스 안우진에 올해까지 3년간 많은 경험을 쌓을 젊은 선수들, 여기에 대어급 FA 한두 명을 영입한다면 급격한 전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키움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의 '영웅 군단'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