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스위퍼 던지는 좌완 품은 두산, 외인 투수 교체 전화위복될까

지난달 영입 해치, 메디컬 테스트 탈락…계약 해지
대체 선수 로그 "스위퍼 던지는 왼손 투수 희소성"

MLB 디트로이트 시절 잭 로그. ⓒ AFP=뉴스1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지난달 영입한 외국인 투수 토마스 해치와 계약을 해지했다. 메디컬 테스트(신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동행할 수 없었다.

두산은 19일 "해치와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왼손 투수 잭 로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두산은 콜 어빈과 로그, 두 명의 왼손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

당초 두산은 지난달 오른손 투수 해치 영입을 발표했다. 최고 구속 154㎞의 빠른 공을 던지고, 메이저리그(MLB)뿐만 아니라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뛴 경험이 있어 KBO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두산이 영입한 토마스 해치.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해 계약이 취소됐다.(두산 베어스 제공)

그러나 메디컬 테스트가 발목을 잡았다. 어깨 부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고, 두산은 고심 끝에 동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치도 이에 동의하면서 양측은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았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라울 알칸타라가 팔꿈치를 다쳤고, 브랜든 와델은 어깨 통증을 호소해 긴 시간 자리를 비웠다. 설상가상으로 단기 대체 선수로 데려온 시라카와 게이쇼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에 두산은 새 외인 투수를 영입할 때 몸 상태를 세세하게 살폈고, 해치의 어깨에서 문제가 발견되자 과감하게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빠르게 대체 선수 찾기에 돌입한 두산은 3년 동안 관찰해 온 로그에게 접촉했고,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두산은 로그에 대해 "최고 구속 151㎞의 직구와 싱커, 체인지업, 커터에 스위퍼를 구사한다. KBO리그에 흔치 않은 좌완 스위퍼가 주 무기"라고 소개했다.

두산이 영입한 잭 로그.(두산 베어스 제공)

해치에 비해 구속은 낮지만, 주 무기로 소개한 스위퍼가 눈에 띈다.

스위퍼는 최근 KBO리그를 뒤흔든 '마구'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며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에릭 페디와 올해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제임스 네일 모두 스위퍼를 주 무기 삼아 KBO리그를 정복했다.

페디와 네일이 모두 오른손 투수였던 반면 로그는 왼손 투수다. 희소성이 강점이다. 두산이 설명했듯 KBO리그에서 왼손 투수가 던지는 스위퍼는 흔치 않다.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숨김 동작(디셉션)이 좋은 로그가 던지는 스위퍼는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로그가 페디와 네일처럼 스위퍼로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해치와 과감히 계약을 해지한 것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로그는 "두산의 일원으로 2025년 한국에서 뛰게 돼 기대가 크다. 팬분들을 위해 많은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