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뚫고 나온 롯데 손호영 "올해 갑자기 공 잘 보여…20홈런 도전"
3월 LG서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맹활약
"롯데에서 첫 캠프 기대…수비도 더 발전할 것"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30) 손호영은 야구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이라는 흔치 않은 이력을 지닌 손호영은 2020년 LG 트윈스에 입단했으나 특별히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올해 3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바로 그 롯데행이 손호영의 인생을 바꿨다.
내야 자원이 부족했던 롯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4월부터 30경기 연속 안타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6월에는 감독 추천으로 생애 최초로 올스타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부상으로 최종 불발됐지만, 그만큼 임팩트가 컸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102경기 타율 0.317, 18홈런 78타점 70득점, 7도루.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규정타석(446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홈런은 팀 내에서 1위였다.
이전에 비해 부쩍 성장한 모습에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는 그에게 의지노력상을 수여했다. 부진을 씻어낸, 화려한 재기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손호영은 "올해 내가 딱히 무언가를 이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재밌게 야구하면서 노력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LG에서 넓은 잠실을 홈 구장으로 쓴 손호영은 2020년부터 4년간 4홈런에 그쳤지만, 올해는 18홈런이나 쳤다.
특히 내년에는 이른바 '성 담장'으로 불리던 사직구장의 외야 펜스의 높이가 6m에서 4.8m로 낮아지면서 손호영의 장타가 더욱 빛날 것으로 보인다.
손호영은 "사실 올해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똑같이 했는데 뭔가 잘할 때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특별히 레슨을 받은 것도 아닌데 갑자기 공이 잘 보였다"고 말했다.
담장 축소에 대해선 "올 시즌 외야 보조 펜스 때문에 아깝게 넘어가지 않았던 타구가 꽤 있긴 했다. 그래도 일단 가서 쳐봐야 느낌을 알 것 같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던 손호영은 지난달 5일부터 12월 3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 4주 동안 근육, 가동성 훈련과 재활에 특화된 센터에서 전문 트레이너와 맞춤형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손호영은 "일본에 가서 한 달간 네 번만 쉬었을 만큼 열심히 운동했다. 덕분에 체력도 많이 늘었고, 유연성도 늘었다"며 "그래도 내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크다. 이건 성격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까지 몸이 잘 만들어져서 컨디션은 좋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스프링캠프에 가고 싶다. 롯데 소속으로는 처음 캠프를 가는 거라 기대감도 크다"며 "타격은 최소 올해만큼 하면서 20홈런을 넘기고 싶다. 수비에서도 더 발전하고 싶다.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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