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에 첫 GG 노리는 박동원 "(강)민호형은 KS 갔으니 상은 내가 받고파"
2년 연속 포수 수비상, 국가대표 등 많은 것 이뤄
최근 13년 동안 GG 포수 양의지와 강민호가 양분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국가대표 포수로 거듭난 박동원(34·LG)이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간절함을 나타냈다. 가장 큰 경쟁자인 강민호(삼성)를 향해 "민호형은 원했던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니 상은 내가 가져가겠다"고 웃었다.
박동원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2024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포수'로 뽑혔다.
820여 명의 프로야구 동료가 수비에 중점을 둔 투표에서 박동원은 2년 연속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시상식 후 만난 박동원은 "난 (강)민호 선배에게 투표했다"며 "수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수인데, 동료들이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뽑아줘서 감사하다. 이 상을 통해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격형 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최근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안방마님'을 맡는 등 공수 겸장으로 발돋움했다. 덕분에 2년 연속 선수들이 직접 뽑은 포수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박동원의 시선은 생애 첫 황금장갑으로 향한다.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2011년 이후 강민호와 양의지의 '2파전'이었다. 강민호는 개인 통산 6차례 포수 황금장갑을 차지했고, 양의지는 지난해를 포함해 8차례 수상했다.
마침 양의지가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 이닝(720이닝)을 채우지 못해 유력한 경쟁자 한 명이 줄었다. 양의지는 올해 부상 탓에 포수로 608⅓이닝 밖에 나오지 못했다.
지명타자를 병행한 강민호의 수비 이닝이 803이닝인데 비해 박동원은 포수 후보 중 가장 많은 944⅔이닝을 소화했다.
박동원은 "모든 선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을 원한다. 나도 한번 받아보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 "정규시즌 끝날 때 양의지 선배가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동원의 강력한 경쟁자는 강민호다. 그는 강민호와의 흥미로운 일화도 소개했다.
박동원은 "시즌 막판에 민호 형을 만났을 때 형도 내가 받고 싶어 하는 간절함을 느꼈다"며 "당시 민호 형이 한국시리즈에 가고 싶다면서 '내가 KS에 올라갈 테니, 네가 골든글러브 받아라'고 했다. (민호 형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니 민호형 말대로 내가 골든글러브는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박동원과 좋은 호흡을 자랑했던 팀 동료인 우완 임찬규(LG)는 "좋은 포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동원이 형도 충분히 능력이 검증된 포수"라며 "이번에 국제 대회에서도 잘했다.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골든글러브 선정 투표는 2일 오후 3시까지 실시되며, 수상자는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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