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놓쳤지만 '에이스' 네일 묶은 KIA…2연패 향한 순조로운 행보
미국 유턴 등 소문 무성했으나 180만달러에 재계약
나머지 외인 2명의 거취는 고민…교체 가능성 무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FA '집토끼' 중 하나였던 불펜투수 장현식은 놓쳤지만, 그보다 더 중요했던 '에이스'를 눌러 앉히는 데에는 성공했다. 'V12'를 달성한 KIA 타이거즈의 2연패를 향한 행보가 순조롭다.
KIA는 지난 27일 제임스 네일(31)과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옵션을 포함해 70만 달러에 계약했던 그의 몸값은 1년 새 두 배가 넘는 180만 달러로 크게 뛰었다. 올 시즌 활약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계약이다.
올해 KBO리그를 처음 경험한 네일은 정규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49⅓이닝 동안 투구하며 12승 5패 138탈삼진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네일은 KIA의 통합 우승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선수였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돌풍을 이끌었던 에릭 페디를 떠올리게 하는 스위퍼와 무브먼트가 좋은 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KBO리그에 빠르게 연착륙했다.
6월 초반까지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언터처블'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KIA가 윌 크로우, 이의리, 임기영 등 선발 자원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네일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단순히 기량만 좋은 선수도 아니었다.
그는 지난 8월 24일 NC전에서 타구에 턱을 강타당해 턱관절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시즌 내 복귀가 쉽지 않아 보였다. 국내 선수도 아니고 외인이라면, 자신의 향후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무리하게 복귀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일은 달랐다. 강력한 복귀 의지를 보이며 재활에 매진했고 한국시리즈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무리한 고집도 아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1, 4차전 두 경기를 책임진 그는 10⅔이닝 동안 1승 평균자책점 2.53에 13탈삼진을 기록, 부상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역투를 펼쳐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KIA로선 그런 네일을 잡는 것이 스토브리그에서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기량과 인성 모두 인증된 네일이 '에이스'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내년 시즌 역시 한층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수는 메이저리그였다. 지난해 페디가 그랬듯 네일에게도 적잖은 '러브콜'이 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복수의 구단이 네일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IA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와 진심을 보였고, 네일도 고심 끝에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KIA는 큰 고비를 넘겼다. 네일과 함께 양현종, 윤영철 등이 건재하고 부상에서 돌아올 이의리와 올해 막판 가능성을 보여준 김도현과 황동하까지 선발 자원이 풍족하다.
불펜 투수 장현식을 LG 트윈스에 내준 것은 아쉬웠지만, 계약 규모 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KIA는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전상현, 곽도규, 최지민, 김기훈, 김대유 등 불펜 자원은 풍족한 편이기에 치명적인 공백은 아니다.
오히려 남은 과제는 다른 두 명의 외인 계약이다. 대체로 합류한 외인 투수 에릭 라우어 그리고 3년을 함께 한 외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선뜻 재계약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더 좋은 대안이 없다면'이라는 가정이 붙는다.
결국 교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일의 뒤를 받쳐줄 안정적인 외인 투수, 준수한 타격 능력을 갖춘 외야수의 영입이 KIA의 최우선 순위다. 남은 2명의 외인 영입까지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간다면, KIA의 2연패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질 터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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