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둘' 키움의 결단…'타고투저' 흐름 타고 다크호스될까
푸이그 컴백·前 삼성 카디네스 영입…외인 타자 2명으로
외인 1명 뿐인 선발투수진…젊은 투수 성장이 필수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키움 히어로즈가 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축 타자 김혜성(25)의 공백에 대비함과 동시에 올 시즌 '타고투저'의 흐름을 타겠다는 의지다.
키움은 지난 26일 2025시즌 외인 구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등 2명의 외인 타자와 좌완 투수 케니 로젠버그까지 기존 외인 세 명을 모두 교체했다.
올해 준수한 활약을 했던 세 명의 외인을 모두 교체하기로 한 키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외인 3명 중 2명을 타자로 가져가는 승부수를 띄웠다.
외국인 선수 등록이 3명까지 가능해진 2014년 이후 외인 타자 2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통상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3명 전원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 없기에 투수 2명에 타자 1명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2015년 신생팀 특혜로 외인 4명을 보유했던 KT 위즈를 비롯해 2019년 삼성 라이온즈,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타자를 영입해 외인 타자 2명을 기용했던 사례는 있다.
이는 팀 사정과 리그의 흐름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키움은 2020시즌이 끝난 뒤 김하성, 2023시즌이 끝난 뒤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여기에 올해는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일찌감치 선언해 팀을 떠날 것이 확실시된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큼의 기량을 갖춘 주축 타자가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팀 타선의 무게감은 해마다 떨어졌다.
키움은 올해 팀 타율이 0.264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홈런은 104개로 2년 연속 꼴찌였다.
특히 장타의 부재가 아쉬웠다.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이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구장인 것을 감안해도, 더 넓은 잠실을 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보다도 홈런 개수가 적다는 점은 아쉽다.
더욱이 올해 KBO리그는 확고한 '타고투저' 리그였다. 3할을 넘긴 타자가 24명,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도 22명에 달했다.
키움은 타율 3할을 넘긴 타자는 송성문(0.340), 김혜성(0.326) 등 2명이 있었지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한 명도 없었다. 19홈런의 송성문이 팀 내 1위였다.
이렇기에 외인 타자 선발 기준 역시 장타에 초점이 맞춰졌고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푸이그, 올해 잠시였지만 '파워'만큼은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던 카디네스를 영입하기로 했다.
두 명 모두 우타자로 좌타자 일색의 키움 라인업의 균형을 맞춰준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내년 시즌 키움의 타선은 올해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불안 요소'는 투수진이다. 외인 타자를 2명 기용하면서 외인 투수는 로젠버그 한 명뿐인데, 로젠버그 역시 KBO리그는 내년이 처음이다.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로젠버그가 제 몫을 해준다 해도 불안감은 남는다. 나머지 선발 네 자리를 국내 선수들이 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키움은 올해 하영민, 김윤하, 김선기, 김인범 등 여러 선발투수를 기용했지만, 이 중 그나마 제 몫을 해낸 건 하영민이 유일했다.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장재영은 시즌 도중 타자로 전향하기도 했다.
로젠버그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자리는 '무한 경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 정현우를 비롯해 젊은 투수들이 두루 테스트를 거쳐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전망이다.
키움은 "2024시즌 여러 국내 투수가 선발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성장한 모습도 보여줬다. 국내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생긴 만큼, 동기부여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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