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도영의 유일한 흠 '실책'…"수비상은 바라지도 않아"

리그 최다 실책 30개…"형들 얼굴 못 볼 정도"
"목표는 정상적인 3루수…내년 실책은 20개 이내"

MVP를 받은 김도영(KIA)은 내년 시즌 수비에서의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별'로 인정받았지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을 내내 따라다닌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있었다. 바로 불안한 수비였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30개)을 기록했던 김도영의 수비는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받은 26일 KBO 시상식에서도 화두가 됐다.

정확하게는 김도영이 스스로 언급한 것이었다. 김도영은 MVP 수상 소감에서 "한 시즌 동안 나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 박기남 수비 코치님께도 감사하다"며 자신의 단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추가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상이 지금까지 받은 상 중 가장 의미 있나"라는 질문에 "아마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가장 처음 받았던 상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김도영이 받았던 상은 '미기상'이었다. 그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수비를 잘하는 선수에게 주는 상이었다"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 MVP 선정된 KIA 김도영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11.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김도영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정도로 올 시즌 내내 아쉬운 수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다.

김도영이 MVP를 받은 이날 시상식에선 KBO 수비상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포지션별로 가장 뛰어난 수비를 펼쳤던 선수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도영의 포지션인 3루수 부문에서는 허경민(KT 위즈)이 트로피를 받았다.

김도영 역시 이를 지켜봤지만, 부럽다는 생각은 아니었다고. 그는 "수비상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정상적인 3루수'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 초반에는 형들 얼굴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힘들 때가 있었다"면서 "그때는 수비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아니고, 그저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시즌 후 대표팀에서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김도영.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하지만 스스로의 불안감과 달리, 김도영의 수비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안정감을 보여줬고, 한국시리즈 역시 탄탄한 수비력을 보였다. 시즌을 마치고 이어진 WBSC 프리미어12에서도 3루를 든든하게 지켜줬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 역시 "김도영의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류중일 감독님은 작년부터 밀착으로 나를 지도해주셨다"면서 "작년에 봤을 때보다 수비가 늘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더 기쁘고 뿌듯했다. 스스로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도영의 내년 시즌 수비 분야 목표는 다소 '소박'하다. 실책 개수를 최소한 20개 이내로 끊는 것이다.

김도영은 "공격에서 30-30, 20-20을 못 하더라도 수비에서 실책이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면서 "일단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수비에 집중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