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최연소 MVP' 김도영 "만장일치 기대했는데…다음 목표로 삼겠다"
"40-40 못해 오히려 다행…야구 너무 쉽게 봤을 것"
"다음 시즌 대비해 벌크업…부상 없다면 왕조 가능"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 KBO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선 김도영(21)은 여전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올해 간발의 차로 이루지 못한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와 40(홈런)-40(도루) 달성이 다음 목표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01표 중 95표로 94.06%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빅터 레이예스(3표·롯데 자이언츠) 등 경쟁자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프로 데뷔 3년 차의 김도영은 올 정규시즌 141경기에서 0.347의 타율과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189안타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등으로 맹활약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특히 최연소 30-30, 역대 최초 월간 10-10,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등 숱한 기록을 갈아치우며 KBO리그의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2003년 10월 2일생으로, 시상식이 열린 이날 기준 만 21세 1개월 24일의 나이인 김도영은 역대 야수 최연소 MVP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1997년 MVP 이승엽(삼성)이었다. 이승엽 역시 만 21세의 나이에 MVP를 받았으나 8월생으로 김도영보다 2개월 빠르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만장일치 MVP'까지는 6표가 부족했다. 김도영은 원년 박철순(OB)에 이은 역대 2번째 '만장일치 MVP'를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도 MVP를 받은 기쁨을 드러내면서도 "만장일치를 기대했는데, 조금 아쉬움이 있다. 다음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숱한 기록을 세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끝내 달성하지 못한 '40-40'이었다. 하지만 달성 못한 아쉬움보다 오히려 다행스럽다고 했다.
그는 "만일 40-40을 올해 달성해 버렸다면, 건방 떠는 말이 아니라 스스로 야구를 너무 쉽게 봤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40-40을 달성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하려고 한다. 매 타석 신중하게, 더욱더 열심히 진중한 마음으로 임할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38홈런으로 맷 데이비슨(NC·46홈런)에 이은 2위를 차지한 경험 역시 김도영에겐 놀라운 일이었다고.
그는 "홈런 욕심이 없는 편이라, 홈런 1위 자리에 올라갈 때마다 순위를 캡처하고 했다"면서 "홈런왕이 될 것이란 생각은 못 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경쟁해 끝까지 간 것이 신기하다. 데이비슨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이날 시상식에서 하얀색 정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어두운색의 정장을 입은 가운데 마치 자신이 '주인공'임을 부각하는 듯한 코디였다.
그는 "추천받은 여러 벌의 정장 중에서 내가 직접 선택한 것"이라면서도 "오늘 이후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다음 시상식부터는 무난하게 입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KIA)의 색깔인 빨간색을 입고 싶기도 한데, 별로 예쁘지 않다"면서 "오늘 입은 정장도 대여다. 나는 아직 돈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데뷔 3년 만에 리그 최고의 '별'이 된 김도영은 또 다른 목표를 가지고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김도영은 "올해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 비시즌 중 벌크업을 통해 5㎏ 정도는 찌우려는 생각"이라면서 "작년 비시즌엔 부상 때문에 하지 못했던 기술 훈련도 올해는 착실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팀의 2연패가 최우선 목표다. 그는 "나는 내뱉고 지키는 걸 좋아한다"면서 "우리 팀에 특별한 부상자가 없다면 KIA 왕조는 문제없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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