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명품 조연' 김윤수 "내 활약에 아버지 눈물…내년엔 1군 풀타임"
삼성 우완 파이어볼러, PO서 강렬한 임팩트 남겨
최일언 2군 감독 '픽'…"언젠간 국가대표 뛰고파"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우완 김윤수(25)는 2018년 입단 후 늘 '미완의 대기'로 불렸다. 평균 150㎞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갖고 있지만 제구의 기복이 심해 알에서 깨지 못했다.
올해도 7월 전역 후 정규시즌 4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13에 그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이미지가 달라졌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위기 때마다 오스틴 딘을 제압하며 불펜의 빛으로 떠올랐다.
김윤수의 포스트시즌 기록은 7경기 3⅓이닝 무실점 2홀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승부처마다 박진만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쓰임새를 증명했다.
김윤수는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사실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인 적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플레이오프 때 던지는 것을 보고 아버지께서 감동해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아들로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중 화제가 된 장면도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윤수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 호출을 먼저 들은 선배 김태훈이 그의 멱살을 잡아 끌고 나오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멱살을 잡힌' 김윤수의 유니폼은 최근 구단 행사에서 경매 물품으로 나왔고, 66만 원에 팔렸다.
김윤수는 "감사하게도 한 분이 큰돈을 내시고 그 유니폼을 사 가셨다"며 "당시 (김)태훈이형은 긴박한 상황에서 나를 부른 건데 화제가 됐다. 오히려 태훈이형이 나중에 '기분 나쁘라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나는 오히려 '기분 좋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구단 행사에서 팬들이 이전에 비해 정말 사진 요청도 많이 해주시고, 좋아해 주시더라"며 "가끔 음식점에 가면 음료수도 서비스로 주신다. 내년에는 한 시즌 내내 잘해서 팬들께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시련도 있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3으로 앞선 5회 1사 1, 2루에 등판한 김윤수는 첫 상대 박찬호를 내야 땅볼로 막았지만, 김선빈에게 볼넷을 줘 2사 만루가 됐다.
이후 김도영을 상대하다 폭투를 범해 3루주자에 이어 2루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허무하게 동점을 내준 삼성은 6회와 8회 추가 실점하며 우승컵을 KIA에 내줬다.
김윤수는 당시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중요한 상황이다 보니 더 정확하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스스로 욕심을 좀 냈던 게 오히려 폭투로 돌아왔다. 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인 (이)병헌이가 5차전 선발 포수로 나와 좋은 호흡을 기대했는데, 내가 터무니없는 공을 던져서 정말 미안했다. 경기 후 사과를 했는데 오히려 병헌이가 '못 잡아줘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미안했다"고 전했다.
김윤수는 이제 이전보다 더 높아진 기대치를 받고 2025시즌을 준비한다. 구단의 기대도 크다. 최근 삼성 2군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일언 감독이 김윤수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윤수는 "최 감독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는데 인상 깊게 봐주셨다고 하니 정말 감사했다"며 "기복을 줄이기 위해 피칭 메커니즘을 바꾸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하체의 문제점도 보완해서 내년에는 1군 풀타임 선수로 뛰고 싶다"고 설명했다.
프로 선수로서 올스타전 출전의 꿈도 있다.
김윤수는 "최대한 야구를 잘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 특히 이번에 프리미어12를 TV로 보니 국제대회에서 던져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 겨우내 연습을 많이 해서 내년에는 팀과 개인 모두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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