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탈락에도 얻은 수확…김도영·박영현·박성한 등 빛난 '영건'
[프리미어12 결산③] 젊은 선수들 국제 경쟁력 입증
김도영 3홈런 10타점·박영현 3⅔이닝 무실점 맹활약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4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4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대교체 방침에 따라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짜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쉽다.
그러나 소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인 김도영(KIA), 박영현(KT), 박성한(SSG) 등이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한국 야구의 희망을 밝혔다.
올 시즌 KIA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으로 리그를 평정한 김도영은 대회 전부터 외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KBO리그의 스타에서 나아가 국가대표 '에이스'로 주목받은 김도영은 부담이 클 상황이었지만, 제 몫을 했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에서 타율 0.412(17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1도루로 타자 중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4일 쿠바와 조별 예선 2차전에서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 리반 모이넬로에게 만루 홈런을 뽑아내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약점으로 평가됐던 3루 수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경기를 치르며 상대의 강습 타구를 여러 차례 건져내며 자신을 향한 평가를 바꿔놨다.
김도영만큼 주목 받은 타자는 박성한이었다.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데뷔한 박성한은 2021년부터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하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기대를 모았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저조한 활약으로 김주원(NC)에게 주전 자리를 내줘야 했으나, 대만으로 향하기 전 쿠바와 평가전에서 활약하더니 본 대회에서도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57(14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38. 도미니카공화국(3타수 1안타)과 4차전에서는 역전 결승 3루타를 치며 '공수 겸장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투수진에서는 박영현이 만점에 가까운 활약을 했다. 올해 소속팀에서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박영현은 66경기 76⅔이닝 10승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로 안정적이었다.
성인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였는데, 각 팀의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도 전혀 기죽지 않았고, 세 경기 3⅔이닝 동안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주자 유무와 관계없이 늘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와 대결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에 상대 타자들은 배트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4강행의 분수령이었던 일본과 3차전에서 5회 곽도규가 사사구 3개를 범하며 만루 위기를 맞이했을 때, 왜 박영현 대신 이영하를 투입했냐는 논쟁이 팬들 사이에서 있었을 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제 20대 초중반에 불과한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28 LA 올림픽에 대한 희망도 조금이나마 생겼다.
류중일 감독도 김도영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반기고 있다.
류 감독은 "생각보다 젊은 친구들이 잘 해줬다. 특히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다 한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이 모두 장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다음 대회까지 부족한 점을 채워서 잘 연구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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