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WBC·2028 올림픽 바라보는 한국 야구, 해결사와 에이스가 필요해
[프리미어12 결산②] 4번 타자 부재에 어려움
5이닝도 못 버틴 허약한 선발진도 보완해야
- 이재상 기자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2024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류중일호'는 28명 평균 연령이 24.6세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2년 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바라본 포석이었다.
대표팀은 최종 3승2패로 목표했던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여러 아쉬움이 남는데, 특히 결정적일 때 한방을 책임질 타선의 해결사와 확실한 1승을 책임질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분명한 과제를 얻었다.
류중일 감독은 중심 타자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구자욱(삼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대회전부터 '4번 타자'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한국은 타이베이에 도착한 뒤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 등으로 인해 빠진 노시환(한화), 기초군사훈련 일정 등으로 빠진 강백호(KT)의 부재가 느껴졌다.
류 감독은 대회를 앞둔 평가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였던 윤동희(롯데)에게 먼저 4번을 맡겼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과의 3차전부터 문보경(LG)이 4번 타자로 중심에 자리했으나 상대 투수를 위협할 만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리드오프 홍창기(LG), 3번 김도영(KIA) 외에는 매 경기 타순이 바뀌었다. 류 감독도 '4번이 계속 바뀐다'는 지적에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해결사가 없다는 것과 함께 대회 내내 한국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긴 이닝을 버텨줄 '선발'의 부재였다.
한국은 과거 국제무대에서 류현진(한화), 김광현(SSG) 등 확실하게 1승을 책임질 에이스가 있었다. 1차전이나 가장 중요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였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원태인(삼성), 손주영(LG), 문동주(한화) 등이 부상으로 빠진 한국은 고영표(KT),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임찬규(LG) 4명만으로 선발 마운드를 꾸렸다. 엄상백(한화)이 막판 구위 저하로 엔트리에서 빠져 안 그래도 약한 선발진의 무게감이 더 떨어졌다.
결국 조별리그 5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단 1명도 없었으니 선발진 성적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아무리 젊은 선수들로 명단을 꾸렸다고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이 거둔 성적표치고는 너무나 초라했다.
선발이 빨리 내려가면서 불펜진의 과부하가 발생했고, 한국은 매 경기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마운드가 흔들린 한국과 달리 일본과 대만은 탄탄한 투수진을 앞세워 슈퍼라운드 행 티켓을 따냈다.
우리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일본은 물론, 대만도 강한 투수들을 보유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류 감독은 "대만은 최근 어린 유망주를 외국(미국)으로 많이 보내서 육성하는 분위기"라며 "볼이 빠르고 가능성 있는 어린 투수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세대교체 중"이라며 "앞으로 선발 투수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번 대회는 선발 싸움에서 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다음 국제대회(2026 WBC)까지 15개월 정도 남았다"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 선발투수도 그렇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하나씩 잡아나가야 한다. 다음 WBC에는 꼭 본선에 오를 수 있도록 연구를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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