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극 완성한 박성한, 한국 살렸다…"끝까지 포기 안했다"(종합)
6회 선두타자 볼넷으로 '빅이닝' 시작…8회엔 극적인 역전타
"중요할 때 찬스 살려 기뻐…'약속의 8회' 생각했다"
- 이재상 기자, 권혁준 기자
(타이베이(대만)·서울=뉴스1) 이재상 권혁준 기자 = 0-6의 암울한 상황에서 득점의 물꼬를 트고, 대역전의 마침표까지 찍었다. 야구 대표팀의 박성한(26)이 '인생 경기'를 펼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을 살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9-6으로 이겼다.
이날 한국은 선발 임찬규가 3이닝 3실점, 불펜투수들도 연달아 실점하는 등 5회까지 0-6으로 끌려갔다. 타선은 상대 선발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5회 2사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는 등 무기력했다.
흐름상 역전이 어려워 보였던 순간이었는데, 6회 대역전의 서막을 올렸다. 그 시작에 박성한이 있었다.
박성한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페레즈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6점 차로 뒤진 한국으로선 주자를 쌓는 게 필요했는데, 선두타자 박성한이 제대로 역할을 해냈다.
박성한이 출루하자 페레즈가 급격히 흔들렸고, 최원준을 상대로도 연거푸 4개의 볼을 던졌다.
이후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1사 후 신민재의 땅볼 때 상대 실책이 나오면서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2사 후엔 문보경, 박동원의 연속 적시타가 나왔다. 순식간에 4점을 쫓아간 이닝이었다.
한국은 8회말 다시 기회를 잡았다. 나승엽, 박동원의 안타 후 송성문의 적시타로 5-6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윤동희의 삼진으로 2아웃이 됐다. 이대로 이닝이 끝난다면 9회말 추격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여기서 박성한이 등장했다. 송성문의 도루로 2사 2,3루가 된 상황, 박성한은 또다시 풀카운트의 끈질긴 승부를 벌였고 상대 마무리 카스티요의 6구째 공을 받아 쳤고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다.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이 됐고 박성한은 3루까지 내달린 뒤 포효했다.
이후 한국은 최원준, 홍창기의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타선의 집중력을 전체적으로 칭찬해야 하겠으나, 이 중에서도 박성한은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6회 추격의 시작, 8회 2아웃 이후 역전 3루타를 때려내며 '영웅'이 됐다.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박성한은 이날 수비도 안정적으로 해냈다. 2회초 무사 만루에서 병살 타구를 만들었고, 9회말에도 경기를 마무리한 병살타의 시작이 박성한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이었다.
박성한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역전할 수 있었다"면서 "중요한 순간에 찬스를 잘 살려서 짜릿한 승리를 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4-6이 되고 나서 8회가 됐는데, (나)승엽이가 살아 나가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계속 이미지를 그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빠른 직구를 공략해 역전 결승타를 만든 것에 대해선 "워낙 직구 구위가 좋아 포커스를 직구에 맞추고 있었다"면서 "변화구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콘택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경기 대만전에서 벤치를 지킨 대만전은 이후 쿠바, 일본, 이날 도미니카전까지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팀의 성적과는 별개로 꾸준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는 쿠바전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 일본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도미니카전에선 3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3경기에서 11타수 5안타, 타율 0.455로 활약한 박성한은 대표팀의 확고한 주전 유격수임을 재확인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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