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상대로 '만루포' 터뜨린 천제시엔 "변화구만 노렸다"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결승 만루포를 때려낸 대만 야구대표팀의 주장 천제시엔이 변화구를 노리고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1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한국은 선발 고영표가 조기에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고영표는 2회 2사 이후 만루포와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6실점했다. 이후 한국은 조금씩 추격했으나 타선이 3안타 빈공에 그쳤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 후 "고영표가 2사 후 던진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장타를 허용해서 아쉽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2회 결정적인 만루아치를 그린 대만의 천제시엔은 "상대 투수(고영표)의 변화구(체인지업)를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우리가 먼저 점수를 내면서 분위기가 올라왔다.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친 만루포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이라고 전한 그는 "인생 첫 만루 홈런인데 너무 감동적이었다"면서 "모두가 대만 팀을 믿지 않았지만 우린 스스로를 믿고 최선을 다했다.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을 상대로 4⅔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좌완 선발 린위민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의 경험이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면서 "우리 타자들이 초반에 6점을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쩡하오루 대만 감독은 "경기 전에 많은 이들이 우리 팀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너무 고맙다. 타이베이돔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 투수가 잘해줬고, 전체적으로 수비들이 잘 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