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돌직구 장착…새 '끝판대장' 박영현 "영광스럽고 책임감 크다"

프리미어12 참가 류중일호 마무리 투수 낙점
13일 오후 7시 30분 대만과 중요한 1차전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대표팀 마무리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1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류중일호'의 마무리 투수로 사실상 낙점받은 박영현(21·KT)이 자신의 롤 모델이었던 '끝판대장' 오승환(42·삼성)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강력한 돌직구를 앞세워 타자를 압도하고 있는 박영현은 더 강한 책임감을 통해 뒷문을 걸어 잠그겠다고 약속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만과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B조에서 대만,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와 경쟁한다. 이 중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4강전)에 오를 수 있다.

과거 대표팀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불펜만큼은 역대 어느 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박영현 외에도 유영찬(LG), 조병현(SSG), 정해영(KIA), 김택연(두산) 등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들이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쟁쟁한 선수들 가운데서도 클로저를 꿰찬 선수는 바로 박영현이다. 박영현은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도 9회 마운드에 올랐고, 10일 톈무구장에서 열린 웨이쥔 드래건스와의 평가전에서도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웨이쥔전은 상호 합의 하에 9회에는 무사 1,2루 상황의 승부치기로 진행됐는데, 박영현은 상대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3루의 위기를 넘겼다. 그는 150㎞를 넘나드는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로 두 타자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과 대만프로야구리그 웨이치안 드래곤스의 연습경기, 9회초 대한민국 마무리 박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11.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위가 있어야 한다"며 박영현을 칭찬했다.

12일 타이베이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만난 박영현은 승부치기 상황을 돌아보며 "되도록 점수를 안 주려고 했는데 삼진까지 잡아냈다. 내 밸런스를 찾았고 볼이 괜찮아서 잘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KT에서 10승2패 25세이브의 성적을 낸 박영현은 위기 상황에 등판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자신의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 때도 주자 있는 상황을 많이 겪어서 괜찮다"며 "지금 볼도 좋아서 더 자신 있게 던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시즌 때 좋았던 컨디션이 계속 잘 유지되고 있다"며 "택연이를 포함해서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서 나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오승환이 뒷문을 지키는 마무리 역할을 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낼 때는 항상 오승환이 있었다.

포커페이스에 강력한 돌직구까지 갖춘 박영현은 '포스트 오승환'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꼽힌다. 박영현은 항상 닮고 싶은 선수로 오승환을 언급했다.

그는 "(오승환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의미"라며 "아직 언제 나갈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여기 온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책임감을 갖고 모든 것을 쏟아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0일(현지시간) 오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과 대만프로야구리그 웨이치안 드래곤스의 연습경기, 9회초 대한민국 마무리 박영현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11.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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