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유격수' 심우준 영입한 한화…FA 하주석 거취는

심우준 합류로 유격수 백업 경쟁 심화돼
FA 시장 나간 하주석 입지 축소, 구단 '느긋'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3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화 하주석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4.6.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한화 이글스가 거액을 들여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하면서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온 하주석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한화는 지난 7일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채은성(6년 최대 90억 원), 안치홍(4+2년 최대 72억 원)에 이어 심우준까지 3년 연속 내야수 영입에 큰돈을 쓴 한화는 3루수 노시환을 제외하고 모두 FA 영입생들로 내야를 구성하게 됐다.

특히 심우준의 합류로 한화 유격수 자리는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쏟아부어 영입한 심우준이 내년 시즌 주전 유격수로 뛰는 건 확정적이다. 결국 심우준의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올해 한화의 주전 유격수는 이도윤이었다. 오랜 기간 주전 유격수로 뛴 하주석이 음주 운전 적발로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기회를 얻은 이도윤은 2023시즌 106경기, 2024시즌 134경기를 뛰면서 입지를 넓혔다.

그러나 한화는 이도윤으로 만족하지 못했고 논의 끝에 수비 능력과 주루에 강점이 있는 심우준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2년 동안 주전으로 뛰었던 이도윤은 다시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심우준 영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하주석이다.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지난해 복귀했지만, 좋았을 때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도 햄스트링 부상이 겹치는 등 64경기 출전에 그쳤다. 강점으로 꼽혔던 넓은 수비 범위도 부상 이후 좁아졌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FA 권리를 행사하고 시장에 나왔는데, 심우준이라는 큰 산이 한화에 왔다. 이도윤과 경쟁에서도 밀렸던 하주석이기에 한화에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하주석 입장에서는 차라리 타팀으로 이적해 새 기회를 모색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4년 50억원에 한화로 이적한 심우준(오른쪽).(한화 이글스 제공)

심우준을 데려오고 이도윤, 황영묵 등 기존 자원들도 있는 한화 구단은 느긋하다. 하주석과도 협상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급할 것이 없다. 이미 여러 루트로 시장 상황을 충분히 살피고 와도 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하주석을 붙잡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하주석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FA 미아가 되는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면 결국 원소속팀 한화와 헐값에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는 B등급이라는 것도 걸림돌이다. 경쟁이 형성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하주석 영입에 복수의 구단이 나타날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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