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포'로 차 유리창 깨뜨린 이주형 "다른 형들은 버스를 넘겨서"
프리미어12 대표팀서 좋은 컨디션 자랑
9일 팀 코리아 버스 유리 직격
- 이재상 기자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훈련 중 장외로 홈런타구를 날려 한국 야구대표팀 유리창을 깨트린 외야수 이주형(키움)이 억울함을 나타냈다. 그는 "(유리창을 깨뜨린 게) 내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른 선수들은 다 버스를 넘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8일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경기가 열리는 결전지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한 대표팀은 9일 오후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첫 훈련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은 공교롭게도 바로 숙소로 이동하지 못했다.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WSBC 사무국에서 배정한 선수단 버스 2대 중 한 대의 뒷유리가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주형이 친 타구가 톈무 구장 외야를 넘어 장외까지 날아가 버스 유리를 직격했다. 타구가 날아올 수 있는 위치에 버스를 주차한 것이 화근이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이주형의 좋은 타격감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이에 따라 대표팀 이동에 문제가 생겼다.
WSBC에서 대체 버스를 바로 보내주지 않으면서 선수단 전체가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선수단이 함께 이동해야 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다른 버스에 탑승했던 선수와 스태프도 훈련을 마친 뒤 30여 분 가깝게 숙소로 향하지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한참 동안 기다린 뒤에야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한 대표팀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일 톈무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이주형은 "(유리 깬 것이)내가 아닌 것 같은데…"라며 다소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다들 많이 넘겨서 (누가 깼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다른 선수들은 다 버스를 넘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주형은 대만 취재진으로부터도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미소를 지었다.
다른 선수들의 반응을 묻는 말에 그는 "그냥 잘 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주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대를 모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고척돔에서 훈련할 때부터 류중일 감독이 콕 집어서 "실제로 보니 잘 치더라"고 했을 정도다. 대표팀은 이번 28인 명단에 외야수가 이주형, 홍창기(LG), 최원준(KIA), 윤동희(롯데)까지 4명 밖에 없어서 이주형의 활약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경기를 많이 안 해서 컨디션은 잘 모르겠지만 연습할 때는 좋다"며 "힘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주형은 "컨디션이 좋은 사람이 경기에 나가고 있다"면서 "위치에 상관없이 감독님이 내보내 주시면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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