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팀 마무리 KIA 정해영의 책임감 "형들 몫까지 던지겠다"
대표팀 최종 명단에서 동료 전상현, 한준수 낙마
"클로저 욕심 없어, 등판파면 무조건 다 막겠다"
- 이재상 기자
(타이베이(대만)=뉴스1) 이재상 기자 =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23)이 아쉽게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동료들의 몫까지 해내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박영현(KT), 조병현(SSG), 김택연(두산) 등 각 팀의 쟁쟁한 마무리 투수들이 모인 '류중일호'에 승선한 그는 클로저가 아니더라도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겠다고 자신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8일 2024 WSB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경기가 열리는 대만 타이베이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대만(13일), 쿠바(14일), 일본(15일),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와 맞대결을 벌인다. 이 중 상위 2개 팀이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슈퍼 라운드(4강)에 진출한다.
대표팀은 예비 엔트리까지 34명이 훈련하다 지난 7일 최종 28인 명단을 확정했다. 투수 김시훈(NC), 엄상백, 전상현(KIA), 조민석(상무), 포수 한준수(KIA), 내야수 김영웅(삼성)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우승팀 KIA는 김도영, 정해영, 최원준 등 7명이 훈련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둘이 빠졌다.
올해 KIA의 철벽 불펜을 이끌며 19홀드(10승5패 7세이브)를 수확했던 전상현이 빠진 것도 예상 밖이었다. 포수 자원으로 타격이 좋은 한준수는 박동원(LG), 김형준(NC)에게 밀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9일 톈무구장에서 첫 훈련을 마친 정해영은 가장 먼저 함께 대만행 비행기에 타지 못한 동료들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준수 형, 상현이 형이 너무 아쉽다"며 "훈련을 같이 잘 준비했는데,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워낙 좋았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고 했다.
정해영은 "KIA 선수들은 그 형들 몫까지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 우리가 잘해야 형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은 상대적으로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 박영현, 김택연, 조병현, 유영찬(LG) 등 150㎞를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 마무리 투수들이 즐비한 불펜진은 막강하다는 평가다.
올해 31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에 오른 정해영도 경기를 마무리하는 투수가 아닌 불펜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아직 누구를 마무리로 쓸지 확정하진 않았다"면서도 "어느 정도 머릿속에 정리는 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영 역시 굳이 클로저가 아니더라도 맡은 보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그는 "마무리로 나가야겠다는 욕심은 크게 없다. 마무리 투수로 나가지 않더라도 어차피 우리 대표팀 투수진은 다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느 상황에 나가더라도 그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언제 나가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족하기 위해선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면서 "내가 부진하더라도 팀이 잘하면 된다. 국가대표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면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개인 기록보다 팀이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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