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든 '최강 KIA' 함성 쩌렁쩌렁…'V12' 원동력 '호랑이 응원'

국내 유일 원정 전경기 응원단 파견…3시즌째 지속
서한국 응원단장 "우승은 팬·응원단·구단의 합심"

'V12'를 일군 KIA 타이거즈의 '숨은 주역'은 응원의 힘이었다. (KIA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BO리그 최고 명문 팀 KIA 타이거즈가 2024년 또 한 번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IA는 시즌 내내 흔들림 없이 선두 자리를 지키며 정규시즌을 제패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와의 '영호남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 통합 우승을 일궜다.

'대투수' 양현종과 새로운 '슈퍼스타' 김도영을 필두로 한 선수단, 최초의 1980년대생 감독임에도 '초짜' 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 외인 교체를 비롯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력 보강을 진행한 프런트의 결단력 등이 KIA의 'V12'를 일군 배경이다.

여기에 더해 '숨은 주역'이 또 있었다. 비가 쏟아지고 불볕더위가 이어져도, 홈구장 광주뿐이 아닌 전국 어느 구장에서도 이어졌던 그것. 날씨와 장소를 불문하고 "최강 KIA"를 외쳤던 응원단 그리고 팬들이었다.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1000만 관중을 달성한 올 시즌 KBO리그에서, '리그 최고 인기 구단' KIA의 지분이 상당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KIA는 정규시즌 홈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치른 73경기에서 125만 9249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LG 트윈스(139만 7499명), 삼성 라이온즈(134만 7022명), 두산 베어스(130만 1768명)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관중 동원이었으며,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정규시즌 무려 30차례나 매진을 일궜으며 평균 관중도 1만 7250명에 달했다. 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행보였으니 광주 전체가 들썩일 만했다.

KIA 타이거즈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응원단과 팬들. (KIA 제공)

KIA의 응원 열기는 홈구장뿐 아니라 원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전국 각지에 수많은 팬을 보유한 '전국구' 구단답게 어디서든 원정 팬들이 가득 들어찼다.

KIA 구단도 이같은 응원 열기에 불을 지폈다. KIA는 지난 2022년부터 3시즌째 원정 전 경기에 응원단을 파견하고 있다.

통상 원정경기의 경우 일부 구단이 경기의 중요성에 따라 드물게 응원단을 파견한다. 아예 응원단 없이 관중들끼리 응원하는 경우도 많다.

KIA는 정규시즌 전 경기(홈 72경기·원정 72경기)에 응원단을 파견하는 유일한 구단이다. 서한국 응원단장을 필두로 4명의 치어리더 등으로 구성되는 '원정 응원단'은 홈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언제 어디서나 응원 열기를 북돋웠다.

원정 전 경기 응원단 파견은 최준영 KIA 대표이사의 뜻이 반영된 결정이다. 2021년 부임한 최 대표이사는 "홈에 비해 원정 팬의 규모가 작더라도 야구장을 직접 찾아와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 원정 응원을 하자"고 제안했고, 2022년부터 KIA만의 '전통'이 됐다.

2016년부터 9시즌째 KIA 응원단장을 맡고 있는 서한국 씨(40)는 "홈·원정 할 것 없이 모든 경기에 나서는 게 쉽지는 않다"면서도 "그래도 '원정 전 경기 응원'이 시작된 2022년 이후로 KIA 원정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뿌듯함도 느낀다"고 했다.

3시즌째 홈, 원정 전경기를 응원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응원단장 서한국씨. (KIA 제공)

특히 KIA 팬들이 가진 특유의 열정적인 모습은 응원단조차도 감탄하게 한다고.

서 씨는 "KIA 팬들은 경기장에서 식사도 잘 안 하시고, 오로지 응원과 야구에만 진심으로 몰두하신다"면서 "특히 원정 경기의 경우 홈경기처럼 자주 볼 수 없고, 매표도 쉽지 않으니 더욱 '필사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미소 지었다.

응원단과 팬의 입장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역시나 우승의 영광을 이뤘을 때다. KIA 응원단장으로 두 번째 우승을 함께 한 서 씨는 '응원의 힘'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다.

서 씨는 "시즌 시작 전부터 모든 팬과 선수들, 응원단까지 목표는 우승이었다"면서 "정말 더웠던 여름을 지나 어려웠던 고비까지 넘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감동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 우승은 응원단과 팬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리신 수많은 분의 노력이 선수단과 함께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구단 역시 전폭적인 지원으로 응원단을 도와주신 덕에 열정적인 팬들과 함께 멋진 응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