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현역 은퇴' 추신수 "다음 생에도 야구하고 싶다…감독은 아직"
7일 인천서 기자회견…"야구에 진심이었다"
"이승엽·이대호는 나보다 레벨 높은 선수"
- 문대현 기자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에서 많은 업적을 쌓았던 '추추 트레인' 추신수(42)가 "다음 생애가 주어진다면 또 야구를 선택할 것"이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신수 감독설'에 대해선 "아직 생각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2024시즌을 끝으로 4년을 뛴 SSG 랜더스를 떠난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송도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SSG 후배 최정과 김광현이 함께 참석해 꽃다발을 전달했다.
자신을 '전 야구 선수'로 소개한 추신수는 "미국에서 뛰던 시절 밤잠 설쳐가며 내 경기를 지켜봐 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한국에서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못 냈지만, 한국 야구를 배우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2001~2006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2006~2012년), 신시내티 레즈(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2014~2020년)에서 뛰었다.
MLB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의 기록을 냈다.
2021년 SSG와 계약한 뒤로는 4시즌 동안 439경기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OPS 0.812를 남겼다. 특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더그아웃 리더로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2022년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추신수는 "나는 특출나진 않았다. 그러나 여러 능력이 있는 '5툴형'이었던 것 같다. 늘 야구에 진심이었다"며 "MLB에서의 첫 타석과 마지막 타석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팬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경기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선수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은 처음으로 정말 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면서 "한동안은 휴식기를 갖고 다음 행보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이다. 감독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생각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박정태(55)의 외조카인 추신수는 고교 시절까지 부산에서 이름을 날리던 야구선수였다. 추신수 자신도 롯데 구단에 대한 애착과 감정이 남다르다.
그러나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에서 SK가 추신수 보유권을 가지고 있었고, 추신수는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추신수는 "사실 나는 롯데를 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롯데에서 뛰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든 인천에서 새로운 첫발을 뗐다"며 "나에게 SSG는 첫 팀이나 다름 없다. 특히 김광현, 최정과 같은 훌륭한 동료와 함께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지훈, 박성한, 조병현, 정준재, 박지환 등 가능성 있는 후배들이 많다"며 "차기 주장으로는 최지훈과 박성한 모두 자질이 있는데, (박)성한이는 조용한 스타일이라 (최)지훈이가 좀 더 낫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추강대엽'의 서열을 두고 논쟁이 있다. 추신수, 강정호, 이대호, 이승엽 중에서 어떤 선수가 최고의 타자냐는 갑론을박이다.
일단 추신수는 "나는 빼달라. 여기에 견줄 수 없는 선수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사실 (강)정호는 한국에서 최고였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호나 이승엽 감독님이 더 위라고 본다"며 "대호나, 이 감독님은 미국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오래 했으면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다. 분명 나보다는 높은 선수"라고 자신을 낮췄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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