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근조화환' 비난 받은 SSG, 최정 잡고 민심 달래기 성공

김원형 감독·김강민 이탈 후 역풍 시달려
최정 계약으로 분위기 전환…남은 건 노경은 잔류

최정(왼쪽)이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와 FA 계약을 한 뒤, 김재섭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최대 숙제였던 최정(37)과의 FA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정확히 1년 전 김원형 감독 경질, 김강민 이탈 등으로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구단은 일단 당면과제를 해결하며 여론을 달래는 데 성공했다.

SSG는 6일 "최정과 4년 총액 110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8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최정은 SK 와이번스-SSG로 이어지는 '인천 야구' 계보의 상징과도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 이룬 SK의 왕조 시절 주역이었고, 지금도 냉정히 최정보다 잘 치는 타자는 SSG에 없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왕(495개)에 오를 만큼 성적도 좋고, 워크에식도 뛰어나다. 늘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훈련과 경기에 매진하는 최정은 인천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정의 가치를 인정한 구단은 최정 잡기 총력전을 선언했다. 최정 역시 웬만하면 SSG에 남으려 했다.

최근 KBO가 최정이 포함된 FA 선수 명단을 공시하자 SSG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탈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구단은 4일 최정 측과 만남에서 사실상 대부분 협상 조건을 맞춘 뒤 6일 FA 형태로 계약할 것이라고 밝혔고, 예고대로 계약을 확정, 발표했다.

발표 이후 SSG 팬들의 반응도 대부분 호의적이다. 일부는 최정이 부상으로 장기간 빠지거나, '에이징 커브'가 오면 어떡하려고 무옵션으로 110억 원을 주느냐고 걱정하지만, 구단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실히 예우했다는 칭찬이 더 많다.

2023년 11월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앞에 깔린 근조화환. ⓒ News1 문대현 기자

지난해 이 시기와 비교하면 SSG 구단을 향한 팬들의 온도 차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후 따뜻한 겨울을 보냈던 SSG는 2023년 준플레이오프 탈락 이후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후 프랜차이즈 출신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뺐고, 한화 이글스가 그를 지명하면서 민심이 폭발했다.

커뮤니티에서 뜻을 모은 팬들은 11월 말 SSG랜더스필드 일대에 구단을 향한 항의 글이 실린 근조화환 50여개를 보내며 항의했다.

이전 시즌만 하더라도 우승의 환희가 가득했던 야구장이 장례식장으로 변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김원형 감독 대신 영입한 이숭용 감독에 대한 여론도 크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특히 이 감독이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약속과 달리 올 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감독과 프런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를 앞두고 SSG 이숭용 감독이 최정의 연습 배팅을 지켜보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런 상황에서 만약 구단이 최정까지 놓칠 경우 감당하기 힘든 여론을 마주해야 했는데 잡음 없이 계약을 마치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아직 숙제는 남아 있다. FA 시장에 나온 노경은과의 협상이다. 1984년생인 노경은은 불혹의 나이에도 올해 38홀드로 '홀드왕'에 올랐다. SSG에 꼭 필요한 불펜 자원임은 분명하다.

SSG 관계자는 "최정과 협상 과정에서 노경은 측과도 꾸준히 연락하며 긍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선수와 구단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노경은의 잔류를 자신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