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상징' 최정이 곧 역사…홈런·사구 이어 FA 총액도 신기록
2005년 SK 입단 후 큰 부침 없이 톱클래스 유지
세 차례 FA 계약 총액 302억 원…KBO 레전드 예약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내야수 최정(37)이 최고의 대우를 받고 SSG 랜더스에 남는다. 튀지 않는 성격과 함께 그동안 엄청난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면서 누구보다 화려한 자리에 올랐다.
최정은 6일 SSG와 4년 총액 110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8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최정은 2028년까지 SSG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유신고 졸업 후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앞서 두 차례 FA 계약으로 192억 원(2014년 4년 86억 원, 2018년 6년 106억 원)을 벌었다. 이번에 세 번째로 FA 권리를 행사한 결과 총액 302억 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두 차례 장기 계약으로 277억 원을 받아 총액이 가장 많았는데, 최정이 앞자리를 '3'으로 바꾸면서 이를 넘어섰다.
총액 300억 원 시대를 연 자체도 대단하지만, 세 번째 FA 계약에서 100억 원대 계약을 따낸 것도 놀랍다.
과거 박용택(LG 트윈스·2019년 2년 총액 25억 원), 강민호(삼성 라이온즈·2022년 4년 36억 원), 최형우 (KIA 타이거즈·2024년 최대 2년 22억 원) 정도가 세 차례 FA 계약을 맺었는데 세 번째 계약 규모가 최정보다 한참 못 미친다.
최정보다 어린 선수 중에선 손아섭(36) 정도가 2026년 세 번째 FA 권리를 얻는데, 냉정히 손아섭이 2년 뒤 100억 원대 계약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정이 계약 총액과 세 번째 FA 계약 규모에서 앞으로 쉽게 깨지기 힘든 기록을 세운 셈이하다.
일각에선 30대 후반의 선수에게 무옵션 계약을 한 것에 대해 구단이 손해 본 장사를 했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최정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정은 SK-SSG로 이어지는 '인천 야구' 계보의 상징과도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0년대 후반 김성근 감독과 함께 이룬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SK의 왕조 시절 주역이었고 2018년 네 번째 우승, 2022년 다섯 번째 우승 때도 늘 핵심이었다.
최정은 20시즌 동안 2293경기에서 통산 타율 0.288, 2269안타(6위), 495홈런(1위), 4197루타(1위), 1561타점(2위), 1461득점(1위), 1037볼넷(5위) 등 대다수의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특히 몸쪽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로 몸에 맞는 공 최다 기록(348개)도 갖고 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매체도 최정의 사구 개수에 관심을 보일 정도다.
올해로 기록을 한정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최정은 2024시즌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8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4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시즌 10호 홈런을 치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통산 최다 홈런(467홈런)을 깼다. KBO리그 전인미답의 500홈런에도 5개밖에 남지 않았다.
홈런왕 3회,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8회로 상복도 많았다.
비록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국제대회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고, 해외 진출 경험이 없어 그의 가치를 낮게 보는 쪽도 있으나 적어도 KBO리그에서는 역대 최고의 타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한 기량이다.
최정은 올 초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보며 어릴 때 해외 진출 시도를 안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20년 동안 KBO리그에서 큰 사건·사고 없이 성실하게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결과, 홈런과 사구에 이어 FA 계약에서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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