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20억' 포기한 허경민, FA 시장 뒤흔들 '대형 메기' 부상

옵트아웃 선언…여전히 정상급 기량 갖춘 내야수
허경민 잡아야하는 두산, 조만간 만나 협상 예정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4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4.8.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두산 베어스 캡틴 허경민(34)이 3년 20억 원의 연장 계약 옵션을 포기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왔다.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2025년 FA 승인 선수 20명을 공개했다. 승인 선수들은 하루 뒤인 6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20명의 선수 중 허경민의 이름이 눈에 띈다. 옵트아웃(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가 되는 것)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허경민은 지난 2020년 원소속팀 두산과 7년 최대 85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4년 동안 총액 65억 원을 보장받고, 4년이 지난 뒤 허경민이 잔류를 택하면 3년 20억 원에 재계약하는 구조다.

올 시즌을 끝으로 4년 계약이 만료된 허경민은 잔류 대신 다시 FA가 돼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허경민은 올해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7홈런, 61타점, 69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만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기에, 3년 20억 원을 상회하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판단해 옵트아웃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심 허경민이 잔류하기를 바랐던 두산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허경민은 두산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허경민의 대체자를 발굴하기 위해 여러 선수가 기회를 받았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선수가 없었다. 기량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준 허경민의 존재감은 프랜차이즈 그 이상이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두산 허경민이 5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두산은 허경민과 만나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파기한 조건이 3년 20억 원이기 때문에 그 이상의 조건을 내밀어야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

타팀과 경쟁이 붙는 건 불가피하다. 3루가 약한 팀에 허경민은 군침을 흘릴만한 자원이다. 경쟁이 펼쳐지면 자연스럽게 몸값이 올라간다. 2년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하며 성난 팬심과 마주해야 했던 두산에 허경민의 이탈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허경민 잔류에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허경민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살피면서 거취를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한편 허경민은 FA B등급이다. B등급 보상 규모는 보상선수 1명(보호선수 25명)에 전년도 연봉 100% 혹은 전년도 연봉의 2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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