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수비+매서운 공격…대표팀 유격수 경쟁서 한 발 앞선 박성한
올 시즌 SSG서 3할-10홈런, 류중일호 재발탁
쿠바전 결승타, 김주원·김휘집보다 강한 인상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를 준비 중인 야구대표팀 '류중일호'의 유격수 경쟁에서 박성한(26·SSG 랜더스)이 한발 앞서 가는 모양새다.
같은 포지션에서 떠오르는 유망주인 김주원, 김휘집(이상 22·NC 다이노스)과 경쟁하는 박성한은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데뷔한 박성한은 2021년부터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하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2021년 3할 타율을 찍었고, 2022년에는 타율 0.298로 팀의 와이어투와이어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박성한은 당초 주전 유격수로 출발했으나, 타격감이 좋지 않아 예선 3차전부터 김주원에게 주전 자리를 내줘야 했다.
박성한이 아시안게임에서 남긴 기록은 최종 성적은 타율 0.143(7타수 1안타) 사사구 3개 1도루 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07. 대표팀은 금메달을 땄지만, 박성한은 환하게 웃을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 이후 김주원이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하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향후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유격수로서 일발 장타력이 있는 김휘집도 유격수 자리를 탐내면서 대표팀에서 박성한의 입지는 다소 좁아졌다.
그러나 박성한은 포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137경기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13도루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다시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1일 쿠바와 1차 평가전에서는 5회 김도영과 교체로 투입됐는데 2타수 1안타 1도루로 무난한 기록을 냈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앞으로 오는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반면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가 박성한의 투입 후 3루수로 옮긴 김휘집은 4타수 2안타로 공격력은 좋았으나, 송구에서 정확도가 약간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1차전에서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박성한은 2일 쿠바와 2차 평가전에서 주전 유격수로 나섰고, 2타수 1안타를 쳤다.
2회초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으나, 1-1로 맞선 4회초 무사 1루에서 우중간 2루타로 2-1로 앞서가는 역전 적시타를 쳤다. 이후 한국은 리드를 놓치지 않고 13-3으로 승리하며 박성한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회말 수비에서는 안드레스 페레즈의 빠른 직선타구를 다이빙 캐치해내기도 했다.
박성한의 능력을 확인한 류 감독은 4회말 수비부터 김주원을 투입해 점검했다. 김주원도 1타수 1안타 사사구 2개로 잘했으나, 경기 초반 박성한이 보여준 임팩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프리미어12 첫 경기 대만전(11월13일)을 9일 남긴 대표팀은 6일 고척에서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친선전을 가진 후 8일 결전지인 대만으로 향한다.
류 감독은 상무전 이후 대만에서 한 차례 연습경기를 더 치르고 최종 주전 라인업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움을 느꼈던 박성한이 남은 연습경기에서도 지금처럼 '공수 겸장'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잠시 잃었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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