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대우' 이범호 KIA 감독 "우승에 취하지 않겠다" [인터뷰]
부임 첫 시즌 통합 우승, 3년 26억원 연장 계약
"내년 수비력 보강 절실…젊은 야수 발굴도 숙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에 올랐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년 만에 '최고 대우' 감독이 됐다. 감독 데뷔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이라는 성과를 일궜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의 마음가짐은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와 변함이 없다. 그는 "여전히 매 시즌 1년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래도 올해 우승했으니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있다"며 웃었다.
KIA는 지난 3일 이범호 감독과 3년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KIA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 감독은 당시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올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면서 KIA는 새로운 계약으로 이 감독의 임기를 연장했다.
특히 이 감독이 옵션을 모두 충족할 경우 현역 감독 중 최고 대우를 받게 된다. 현재 '최고 대우' 감독은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으로 각각 3년 24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 감독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대표님, 단장님이 많은 신경을 써 주셨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거기에 보답하기 위한 성적을 위해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했다.
3년 계약을 맺었지만 당장 내년을 바라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처음 계약 때도 2년 계약을 맺었지만 당장 올해만 생각하려 했다"면서 "이번에도 3년 내 어떤 걸 해보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당장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감독 데뷔 첫해부터 '통합 우승'을 일궜기에, 내년 시즌 목표는 당연히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일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시즌의 가장 큰 과제는 수비력 보강이다. KIA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투타 전력이 좋았지만, 팀 실책도 가장 많았다. 144경기에서 146실책으로 경기당 한 개가 넘는 실책이었다.
이 감독도 "수비력 보강이 절실하다"며 주변의 지적을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은 공격력으로 많은 것을 커버했지만, 타격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내년에도 올해 같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면서 "투수진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보면 결국 수비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격이 올해처럼 유지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투수력과 수비력으로 이기는 경기를 만드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기 무섭게 수비 코치를 보강했다. 이 감독이 코치 시절 함께 한 경험이 있는 김민우 코치를 1군 수비 코치로 영입한 것이다.
이 감독은 김민우 코치에 대해 "수비 코치로 선수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갖춘 코치"라면서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충분한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했다.
주력 선수들의 뒤를 이을 신예 선수들의 발굴도 중요한 부분이다. KIA는 올 시즌 최형우(41), 양현종(36), 나성범(35), 김태군(35), 김선빈(35) 등 베테랑 선수들이 여전한 활약을 펼치며 신예 선수들과의 '신구조화'가 인상적인 팀이었다.
하지만 베테랑의 경우 언제든 기량이 급하게 하락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 감독은 "베테랑들이 잘해주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면서 "특히 투수는 젊은 투수들이 꽤 많은데, 야수진에서 젊은 선수들이 더 나와줘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가 그런 부분을 준비할 시간"이라고 했다.
리그에서 젊은 감독이지만, 첫해부터 '우승 감독', '최고 대우' 감독의 타이틀을 등에 업은 이범호 감독. 그는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나 같은 젊은 사람이 명문 팀의 지휘봉을 잡아 잘 할 수 있을지 우려도 없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첫해부터 우승이라는 퍼즐을 맞춰 정말 행복하고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는 "첫해부터 모든 것을 이뤘고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지만, 거기에 취해있으면 안 된다"면서 "당장 2027년까지 팀을 제대로 만들라는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내년부터 차근차근, 좋은 선수들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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