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우승' 앞둔 KIA 정해영 "가족들 모두 좋아할 일"[KS5]

아버지 정회열, 1993년 '우승 포수'…"신기한 경험"
"우승 이후의 생각은 안해, 긴장보다는 설렌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투수 정해영.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 정해영(23)이 아버지의 대를 이은 '부자(父子) 우승'을 눈앞에 뒀다. 아버지 정회열 동원대 감독은 '우승 포수'로 환희를 맛봤는데, 마무리투수인 정해영은 '우승 확정 투수'가 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3승1패로 앞선 KIA는 이날 승리하면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다.

2020년 입단한 정해영 역시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

정규시즌 31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른 그는 한국시리즈에선 1, 2차전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아 세이브 기록은 없다.

올해 올스타전에서 아버지의 이름이 새긴 유니폼을 입고 나섰던 정해영.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경기 전 만난 정해영은 "3, 4차전을 던지진 않았지만 계속 불펜에서 준비했다"면서 "1차전에 등판한 이후론 긴장감보다는 즐기고 있다"고 했다.

만일 이날 KIA가 앞서간다면 정해영은 마지막 9회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영원히 기억에 남는 '마침표 투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해영은 "많은 생각은 안 해봤다. 세리머니 같은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경기에 집중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이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부담이 되진 않는다. 큰 경기라 생각하지 말고 평상시와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해영에게 이번 우승의 의미가 더 큰 이유는 '부자 우승' 타이틀 때문이다. 정해영의 아버지인 정회열 동원대 감독은 1990년 해태(KIA 전신)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해 1997년까지 해태에서 뛰었다.

정회열이 몸담은 시절 해태는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등 4번이나 우승했는데, 특히 1993년에는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KIA가 우승을 확정 짓는다면, 정회열-정해영 부자는 '타이거즈 소속'으로는 최초로 부자 우승의 타이틀을 갖는다.

정해영은 "그런 타이틀이 붙게 되면 신기할 것 같다"면서 "특히 할머니를 비롯해 우리 가족들이 모두 좋아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2020년 프로 지명을 받은 뒤 신인 선수 환영식에서 아버지 정회열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입혀드리고 있는 정해영. (KIA 제공)

사실 아버지가 우승했을 당시 정해영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라 감흥이 덜하긴 하다.

정해영은 "아버지는 선수 이미지보다는 코치 이미지가 더 크긴 하다"면서 "선수 시절은 유튜브로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다른 조언보다는 '밥 잘 먹고 잠 잘 자라'는 말만 해주셨다. 아빠를 비롯해 엄마, 형이 전 경기 '직관'으로 응원해 주고 있다. 오늘 꼭 끝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