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NC 신임 감독 "누구나 1루까지 전력질주…화끈한 야구 펼칠 것"
[일문일답] 2017년 은퇴 후 7년 만에 NC 지휘봉
"취임 선물로 FA 영입 대신 카일 재계약 희망"
- 문대현 기자
(창원=뉴스1) 문대현 기자 = NC 다이노스의 이호준(48) 신임 감독이 어떤 상황에서도 전력 질주를 하며 화끈한 야구를 펼치겠다면서 강조했다.
이 감독은 24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빅볼'로 화끈한 야구를 펼치고 싶다"며 "타자라면 타격 후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 한 베이스를 전력으로 뛸 준비가 안 된 선수들은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NC는 지난 9월 강인권 감독을 경질한 후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마쳤고, 23일 제4대 사령탑으로 이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3년, 계약 규모는 최대 14억 원이다.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 지명된 이 감독은 SK 와이번스, NC를 거쳐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년간 지도자 연수를 받은 그는 NC 타격코치로 돌아와 2020년 구단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2022년 LG 트윈스로 옮긴 뒤 타격코치와 퀄리티 컨트롤(QC) 코치, 수석코치를 두루 역임하다 이번에 공룡군단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 감독은 당장 외부에서 FA 자원을 영입하는 대신 퓨처스(2군)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대주를 1군에 올려 많은 기회를 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NC는 늘 관심을 두던 팀이라 어색하진 않다. 어린 친구들이 올라와서 퍼포먼스를 내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른다. 많은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감독과의 일문일답.
-외부에서 본 NC의 이미지는.
▶NC는 이번 시즌에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바깥에서 NC를 보면서 많이 안쓰러웠다. 특히 김주원과 김형준은 굉장히 긴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한 템포 정도 쉬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경기에 계속 나간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시즌 중 타격 폼을 바꾸는 것도 아주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구상 중인 팀 운영 방안은.
▶28명의 엔트리 중에 투수 1명과 야수 1명은 항상 비워놓으려고 한다. 그 자리에는 2군의 추천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선수를 투입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2군 선수들도 동기 부여를 가질 수 있다.
-이호준의 야구 철학은.
▶타자라면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해야 한다. 처음부터 걷는다거나 뛰다가 아웃될 것 같아 속도를 줄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한 베이스를 전력으로 뛸 준비가 안 된 선수들은 쓰지 않겠다.
'빅볼'로 화끈한 야구를 펼치고 싶다. 과거에는 유튜브를 보고 야구 공부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는 이 또한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MZ 세대들의 방식을 인정한다. 예를 들어 LG의 홍창기, 문성주는 손목을 안 쓰는 타격을 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이해할 것이다.
-올해 NC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위기) 시그널이 왔는데 변화의 타이밍을 놓쳤다. 선수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을 벤치가 빨리 파악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나는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기 전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대처할 것이다.
-1군 코치진 구성은?
▶서재응 코치를 구단에 요청했고, 현재 협상 중인 상태다. NC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2군 코치들과도 잘 안다. 외부에서 데려오기보다는 그들을 잘 활용할 생각이다. 기존 1군 코치와 2군 코치를 바꾸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차기 주장은.
▶박민우와 박세혁 중 고민 중이다. 박민우는 내가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지 잘 안다. 박세혁은 성실하고 선후배 관계를 잘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생각 중인 베테랑의 역할은.
▶내가 생각하는 고참은 좋은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NC에서 좋은 문화를 만들어주고 나가면 좋겠다.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야 후배들이 배운다. 지명타자는 한 명이 오래 해선 안 된다. 올해 손아섭이 대부분 지명타자로 나섰는데 다른 선수와 번갈아 가면서 기용해서 선수들의 체력을 부담을 덜 것이다. 손아섭과 대화해 보겠다.
-FA 선물을 받고 싶은지?
▶아니다. 지금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몇 년 동안 꾸준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줘서 지금의 김영웅, 이재현이 나왔다. 3년 내 대권 도전 타이밍이 온다면 그때 취약 포지션의 FA 선수를 잡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신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는 꼭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5개 구단이 카일에게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구단에서 꼭 잡았으면 좋겠다. 하트 잔류가 내겐 큰 선물이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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