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KIA 필승조 곽도규의 자신감 "큰 무대가 더 재밌다"[KS]
1·2차전 연달아 등판해 2이닝 퍼펙트 맹활약
"전경기 출전 OK…위기 막으면 더 재밌을 것"
- 권혁준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시리즈가 더 재미있고, 더 편하던데요?"
데뷔 2년 차, 이제 만 20세에 불과한 KIA 타이거즈 필승조 곽도규가 느낀 한국시리즈의 인상이다. 벌써 '강심장'의 면모를 보이는 좌완 곽도규의 활약 속에 KIA는 뒷문을 탄탄히 지키면서 홈에서 열린 2경기를 싹쓸이했다.
KIA는 지난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열린 1차전을 5-1로 역전승, 이어 열린 2차전을 8-3으로 누르며 우승 확률 90%를 잡았다.
2경기 모두 KIA의 탄탄한 불펜의 힘이 돋보였다. 1차전에선 경기 재개 이후 등판한 3명의 투수가 4이닝을 '노히트'로 막았고, 2차전에서도 선발 양현종 이후 등판한 4명의 투수가 4⅔이닝을 1실점으로 지켰다.
이 중에서도 2경기 모두 등판한 좌완 곽도규의 활약은 단연 발군이었다.
곽도규는 1차전에서 7회초 2사 2루에서 등판, 삼성 중심타자 르윈 디아즈를 삼진으로 솎아내는 등 1⅓이닝을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차전에서도 8회초 1사 1루에서 등판해 이성규, 김현준을 범타 처리하며 역시 임무를 완수했다.
2경기에서 6타자를 상대해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퍼펙트' 투구였다.
지난해 프로 데뷔, 올해가 1군 2년 차인 곽도규는 올해 팀의 불펜을 든든히 지켰다.
정규시즌 71경기 55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2세이브 16홀드에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중요한 순간에 기용됐고, 후반기엔 최지민의 자리를 대신해 '좌완 셋업맨'이 됐다.
계속 성장한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필승조로 승승장구하며 팀의 연승에 기여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큰 무대가 떨리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곽도규는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고, 외부적인 방해 요소가 많을 것 같아 오히려 공 한 구 한 구에 더 집중하려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다른 경기와 비슷하게 평범한 마음이었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평소보다도 더 편했다"면서 "집중력이 올라간 느낌이었고, 마운드에서 침착해졌다"고 덧붙였다.
상대 타자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공에만 집중한 것이 효과를 봤다.
그는 "상대 타자가 어떻다는 것을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내가 준비를 잘했기에 유리한 승부였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 2차전에서 완벽한 신뢰를 보여줬기에, 향후 시리즈에서도 '곽도규 카드'는 전상현과 함께 가장 중요한 순간 쓰일 가능성이 높다.
곽도규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모든 경기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는 "모든 경기에 다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주자 있는 상황에 올라가도 잘할 자신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잘 던지면 더 큰 재미를 느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평소보다도 더 큰 함성, 더 길게 들리는 등장 곡 모두 곽도규에겐 힘이 되는 요소다.
그는 "팬들의 목소리, 응원해 주시는 열기 모두 정규시즌보다 더 크고 뜨겁다"면서 "특히 투수들 등장 곡이 평소엔 5초만 나오는데 한국시리즈에선 더 길었다. 그게 승리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은 24일 하루 휴식 후 25일 대구에서 열린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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