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상반된 고민…KIA "누굴 빼야"·삼성 "누굴 넣어야"[KS]

KIA, 네일-양현종-라우어에 윤영철-김도현 4선발 경쟁
코너 빠진 삼성, 원태인-레예스 외에는 마땅치 않아

KIA 타이거즈 투수 제임스 네일.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 투수를 두고 상반된 고민을 하고 있다. KIA는 선발 요원 중 한 명을 제외해야 하고, 반대로 삼성은 부족한 선발 자원을 채워줄 투수를 찾아야 한다.

KIA와 삼성은 21일부터 시작되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서 격돌한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영호남 라이벌'인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건 이번이 4번째로, 1993년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야구에선 아무래도 선발투수의 비중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잘 틀어막아 주면 그만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 싸움에선 아무래도 KIA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등 정규시즌에선 부상 악재에 고전했지만, 이를 잘 보완하면서 또 다른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부상으로 빠졌던 이들이 속속 복귀한 것이 반갑다. 안면에 타구를 맞아 이탈했던 제임스 네일, 척추 피로 골절로 빠졌던 윤영철이 모두 돌아왔다.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4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계획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네일이 1선발의 중책을 맡고,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뒤를 잇는다. 3선발로는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에릭 라우어가 나선다.

마지막 4선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좌완 윤영철과 우완 김도현의 경합이다. 윤영철은 지난해부터 팀의 선발 한축을 맡았던 투수고, 김도현은 윤영철이 부상 당한 사이 그 공백을 맡으며 두각을 보였다.

이범호 KIA타이거즈 감독이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024.10.20/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이 삼성전에서 잘 던졌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면서 "김도현이 1, 2차전에 불펜 투수로 나선다면 윤영철이 4차전에 나서고, 그렇지 않다면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선발투수 요원이 많아 한 명을 불펜투수로 돌려도 여유가 있는 KIA다. KIA는 이 외에도 또 다른 선발투수 요원 황동하가 불펜에서 대기하고, 사이드암 임기영은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할 정도로 투수진이 풍족하다.

반면 삼성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는 것이 쉽지 않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끝내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한 것이 크다.

정규시즌 막판 광배근 부상을 당한 코너는 당초 플레이오프에 맞춰 복귀할 것이 기대됐으나 그러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복귀가 어려운 몸 상태였고 결국 외인 투수는 데니 레예스 한 명으로 가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삼성은 레예스와 '토종 에이스' 원태인 외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다. 플레이오프에서도 3선발 체제를 가동했는데, 그보다 경기 수가 많은 한국시리즈에선 4선발이 불가피해 결과적으로 2명의 선발 자리가 고민이다.

일단은 어느 정도 실마리를 풀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깜짝 활약'한 황동재, 좌완 이승현을 선발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황동재는 정규시즌 통산 2승 10패 평균자책점 6.62에 불과한 투수였지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제 몫을 다했다.

박진만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20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바이 윈덤 충장 호텔 라벤더홀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024.10.20/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좌완 이승현은 올해 선발로 전향해 정규시즌 17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선 불펜투수로 나왔지만 한국시리즈에선 다시 선발로 자리를 옮긴다.

순서는 미정이다. 1차전에 원태인이 등판하는데 레예스는 로테이션상 2차전 등판이 어렵다. 레예스가 3차전 혹은 4차전에 나서고 황동재와 이승현이 다른 2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선발 무게감에선 KIA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삼성 역시 풍족한 양의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기에, 선발에서 어느 정도 비슷하게만 가면 불펜 싸움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