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동원' 호칭 들은 에르난데스 "영광이다, 팬을 위해 이기겠다"[PO3]

준PO 5경기 등판 후 PO 첫 등판에서 완벽투
3⅔이닝 무실점 세이브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에르난데스가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마무리 후 포효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권혁준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가을야구 무대에서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준PO 5경기 전 게임에 나와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던 그는 플레이오프 첫 등판에서 3⅔이닝을 던지는 혼신의 투구로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1, 2차전 연속 패배로 패색이 짙었던 LG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플레이오프 첫 승을 뒤늦게 거뒀다.

4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LG는 선발 임찬규가 5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에르난데스가 9회 경기 종료까지 책임졌다.

1-0으로 앞선 6회 1사 후 팀의 두 번째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1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투구 수는 60개.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덕분에 승리로 이어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에르난데스의 투혼은 준PO부터 이어지고 있다. 비록 PO에서 기회가 없어서 6일간의 긴 휴식을 가졌으나 중간 투수로 비교적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는 "연장에 갔다면 당연히 나갔을 것"이라며 "2경기 지고 오늘 반드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게임이었다"고 했다.

어깨 피로도에 대해선 일단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은 괜찮은데 내일 어떨지는 일어나봐야 한다"고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18일 우천 순연된다는 가정하에 에르난데스의 19일 등판도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글쎄"라며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몸 상태가 어떨지 봐야겠다. 그다음에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느낌은 괜찮은데 내일 일어나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신적으론 준비돼 있다. 내 몸에서 어떤 반응하는지 봐야 하기에, 그걸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에르난데스가 9회초 2사 후 삼성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에르난데스가 9회초 2사 후 삼성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낸 후 기뻐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정규시즌에 선발이었던 에르난데스는 가을야구에서 불펜으로 간 뒤 더 위력투를 뽐내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까지 고르게 던지며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그는 "김광삼 투수코치와 릴리스 포인트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며 "코치님 말 듣고 게임에서 발현하려고 한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7회 펜스 앞에서 윤정빈의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그는 "대구였다면 넘어갔을까"란 질문에 "당연하다. 넘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매 경기 마운드에 혼신의 투구를 하는 에르난데스는 과거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최동원에 비견되고 있다. '엘동원(엘지+최동원)'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그는 "영광이다. 감사하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피칭 중인 에르난데스는 "내년 계약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면서도 "야구를 하는 이유는 팬과 스태프 등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어서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호투 중인 에르난데스는 모든 공을 포수 박동원에게 돌렸다. 그는 "위기에서 박동원의 사인을 전적으로 믿고 던졌다"며 "오랫동안 뛰 주전 베테랑 선수"라고 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마음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전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