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차전 선발 황동재 "진인사대천명, 부담 없이 던지겠다" [PO]
"예상하지 못했어, 선발보다는 먼저 던지는 투수라 생각"
17일 잠실 LG전 PO 선발
- 이재상 기자
(대구=뉴스1) 이재상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선발로 낙점된 우완 황동재(23)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씩씩하게 공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동재는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10-5 삼성 승)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큰 경기에서는 운도 필요하다. 진인사대천명의 겸허한 자세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황동재에게 라이온즈는 특별하다. 어릴 적부터 지켜봤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고, 긴 시간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20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황동재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PO 3차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다.
부담스러울 첫 가을야구 무대 선발 등판이지만 황동재는 담담했다.
그는 "난 (원)태인이형처럼 정교하게 던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공의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선발보다는 처음 나가는 투수라는 마음으로 던지겠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재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07의 성적을 냈다. LG 상대로는 7월 30일 한 경기에 구원으로 나와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당시 LG 중심 타자인 김현수, 오스틴 딘, 문보경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그는 "정규시즌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포스트시즌은 운이 필요하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대구 출신으로 '삼린이(삼성 어린이회원 출신)'였던 황동재는 삼성의 왕조 시절에 대한 기억도 또렷하다.
그는 "초등학교 때 대구 시민구장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많이 봤다"며 "그때는 오승환 선배의 공을 상대가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했다. 꿈에 그리던 삼성에 입단해 오승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으나, 아쉽게도 오승환은 이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빠졌다.
황동재는 "오승환 선배가 '내가 없어도 잘해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눈물이 날 뻔 했다"며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황동재가 3차전을 잡아낸다면 삼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된다.
그는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팀을 위해서 던질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운도, 하늘도 우리 편이 됐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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