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기운 받은 원태인 "미신 아닌 미신, 좋은 결과 나왔다"[PO2]
PS 첫 선발서 6⅔이닝 1실점 완벽투, 2차전 MVP
오타니 유니폼 입고 경기장 출근해서 호투
- 이재상 기자
(대구=뉴스1) 이재상 기자 =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기운을 받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이 기분 좋게 포스트시즌 무대 첫 선발승을 수확했다.
원태인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10-5 승리를 거뒀다.
원태인은 경기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삼성은 13일 1차전에 이어 이날까지 2연승을 거두며 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PO 3차전은 하루 휴식 후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이날 원태인의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1회 1사 1,3루에서 김현수에게 2루 땅볼로 선취점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2회 1사 2,3루의 위기를 막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어려운 상황에서 9번 김범석을 삼진, 홍창기를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호투하던 원태인은 7회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2번째로 나온 우완 불펜 김윤수가 오스틴 딘을 유격수 땅볼로 막아내며 웃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원태인은 "홈에서 1,2차전을 다 이기고 잠실 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바라던 대로 돼서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초반 흔들렸던 상황을 돌아본 그는 "너무 오랜만에 만원 관중 앞에서의 실전이었다. 힘은 넘쳤는데 정교함이 덜어졌다"면서 "2회에도 거칠었는데 김범석을 삼진 잡으면서 엉킨 게 풀렸다. 그거 하나로 자신감이 올라왔다. 위기를 막고 시즌 때 했던 피칭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7회 위기를 막은 김윤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원태인은 "(황)동재랑 윤수형과 합숙 내내 함께 보드게임 하는 멤버"라며 "어제도 위기가 오면 꼭 막아달라고 했다. 오스틴한테 만루가 걸리고 당연히 윤수형이 올라오겠구나 생각했다. 무조건 막을 것이라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 상황이 팀에도 굉장히 중요했다. 상대 흐름을 끊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내려와서도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시즌 중반 이후 오타니의 저지를 입고 홈경기에 출근하고 있다. 비로 취소됐으나 14일에도 입고 왔고, 15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전반기 막판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등 너무 안 좋았다"며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오타니 유니폼을 해외 배송으로 주문했다. 좋은 기운을 받고자 했는데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출근한 뒤 8승1패 정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대단한 선수의 기를 받았다. 지금 신는 스파이크도 오타니와 같은 것이다. 미신 아닌 미신인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그는 선발 등판 시 오타니 유니폼을 입고 출근할 예정이다. 원태인은 "일단 집에 가서 빨래는 하고 다시 입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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