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의 '맞춤형 2번', 2G 연속 적중…윤정빈 이어 김헌곤도 맹타[PO2]
우완 상대 윤정빈 1차전서 3안타 맹타
좌완 상대 김헌곤 2차전서 멀티 홈런까지
- 문대현 기자
(대구=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홈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경기를 모두 잡아냈다. 박진만 감독이 구상한 '맞춤형 2번' 전술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 걸음만 남겨뒀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5로 이겼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연속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18번 중 15번으로, 83.3%에 달한다. 삼성은 편안한 마음으로 3차전에 임하게 됐다.
삼성은 두 경기 연속 선발 야구를 펼쳤다. 1차전에서 데니 레예스가 6⅔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4피안타(1홈런) 사사구 2개 1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2차전에서는 원태인이 6⅔이닝 동안 104구를 던지며 7피안타 사사구 2개 3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타선에서는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는 김영웅, 이재현이 공수에서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고, 지난 8월 삼성에 입단한 디아즈는 2경기 연속 대포를 뿜어냈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 그야말로 잘 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삼성이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박진만 감독의 전략도 빛났다. 박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1번을 발 빠르고 재치 있는 김지찬을 박아두고 2번은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변화를 주고 있다.
1차전 LG에서 우완 최원태가 나오자 삼성은 2번 타자에 좌타자 윤정빈을 썼다. 윤정빈은 올 시즌 69경기에서 타율 0.286으로 평범한 성적을 냈으나, 좌투수보다 우완에 강한 점을 믿었다.
윤정빈은 1차전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득점을 올리는 등 4타수 3안타(2루타 1개) 3득점을 기록했다. 테이블 세터로서 밥상을 차려 달라는 박 감독의 주문을 완벽히 수행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인 윤정빈은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LG 선발이 좌완 손주영이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의 선택은 좌투수에 강한 김헌곤이었다.
박 감독은 '감 좋은 윤정빈을 빼는 선택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계획했던 바가 있어 그대로 밀고 간다"고 말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았으면 박 감독의 선택에 비판이 따를 수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사령탑의 판단이 맞았다. 김헌곤은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을 올리며 윤정빈보다 더 대단한 기록을 냈다.
김헌곤은 이날 첫 타석에서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쳤으나 손주영에게 견제사당해 고개를 푹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것은 화력 폭발의 서막이었다. 5회 2사 1루에서 유영찬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치더니 7회에는 김유영에게 연타석 2점포를 뽑아냈다.
하루 휴식 후 열리는 3차전에서 LG 선발은 임찬규(우완)가 유력한 가운데 박 감독은 누구를 2번 타자로 써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계획대로라면 윤정빈을 내야 하는 데 김헌곤의 타격감도 무시할 수 없어 마냥 벤치에 앉혀 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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