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순연'에 LG도 삼성도 옅은 미소…양 팀 손익 계산은?[PO2]

(대구=뉴스1) 이재상 기자 = 갑작스러운 가을비에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이 하루 밀렸다. 1차전을 잡았던 삼성 라이온즈도, 휴식이 필요했던 LG 트윈스에게도 나쁘지 않은 휴식이 될 전망이다. 대구에 내린 가을비가 과연 어느 팀에 더 도움을 줄 것인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오후부터 경기장에 많은 비가 내렸고, 결국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논의 끝 취소를 결정했다.

이 경기는 15일 오후 6시 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그대로 열린다. 선발 투수 매치업은 달라졌다. LG는 종전 디트릭 엔스에서 손주영으로 교체했다. 삼성은 그대로 원태인을 예고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당연히 LG에게 꿀맛 같은 휴식이다. LG는 KT 위즈와의 준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컸다. 특히 핵심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5경기에 모두 나오는 투혼을 발휘했다. 모든 선수들이 지쳐 있었는데 반가운 휴식이다.

무엇보다 선발을 교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호재다. 당초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을 2차전 선발로 내고 싶었으나 준PO에서 많은 공을 던져 3차전 선발로 미뤘다. 그런데 우천 순연으로 원래 계획대로 로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손주영은 준PO 2경기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의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준PO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했던 엔스보다는 손주영이 더 나은 카드다. 손주영은 올해 삼성을 상대로도 3경기에 나와 2승, 평균자책점 1.04로 매우 강했다.

염 감독은 우천 순연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그는 "비로 인해 (시리즈 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비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1차전 10-4 대승의 분위기를 잇지 못한 삼성은 내심 야속할 비다. 그러나 마냥 나쁘게 해석할 것도 아니다.

일단 '경기 개시 후 순연'이라는 최악은 피했다. 삼성은 올 시즌 경기를 시작했다가 도중에 비가 내려 5회 이전에 취소된 경험이 몇 차례 있었다. 14일 경기도 어지간하면 출발을 하려 했는데, 일찌감치 우천 취소가 결정돼 큰 손해는 막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중간에 취소되느니 차라리 시작을 안하는 게 낫다"면서 "게임에 들어간 뒤 비가 와 선발 원태인 카드를 버리게 되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는데 그 상황은 피했다.

나아가 선발진 전체적으로 고민이 있는 삼성에게도 마냥 나쁘진 않은 비다.

우천 순연 덕분에 1차전에 나왔다가 사흘 휴식 후 4차전 등판이 예정됐던 데니 레예스가 하루 더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박 감독은 이날 3차전 선발로 황동재, 4차전 레예스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6⅔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던 레예스가 나흘 쉬고 등판하게 된다면 나쁠 것이 없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