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볼넷 7개' 집중 견제…KT, 로하스 터져야 공격 풀린다[준PO]
견제에 타격감 한풀 꺾여…PS 타율 0.250에 0홈런
주춤한 3번 장성우-4번 강백호 타순 조정 필요성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T 위즈에서 가장 강한 타자로 주목받았지만, 막상 준플레이오프에선 잠잠하다. 마지막까지 간 시리즈, KT 입장에서는 멜 로하스 주니어(34)의 폭발이 절실하다.
KT는 11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LG 트윈스와 맞붙는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렸던 KT는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승리를 거두고 최종 승부까지 끌고 갔다. 이미 최초의 5위 결정전과 최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일군 KT는 5위 팀 최초의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노린다.
기본적으로 KT의 고영표-박영현, LG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손주영 등 '불펜 에이스'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결국 야구는 득점이 나야 이길 수 있다. 어느 한쪽이 균열을 내 앞서나가면 경기 운영도 한결 수월해진다.
KT 입장에선 로하스의 활약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로하스는 정규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나서 0.329의 타율과 32홈런 112타점 등으로 맹활약했다. 한 경기도 빠짐없이 라인업을 지킨 덕에 KT 또한 타선의 무게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5위 결정전에서도 역전 3점홈런을 포함해 2홈런으로 맹활약하며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KT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뜨거운 타격감과 함께 가을야구에서의 활약도 기대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다소 주춤하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기록은 타율 0.250에 홈런이 한 개도 없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안타가 단 3개 뿐이고 장타가 한 개도 없다. 홈런을 주지 않기 위한 LG의 집중 견제가 이어지면서 좋은 타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4경기에서 볼넷만 7개인 것을 봐도 LG의 견제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7볼넷 중 고의볼넷은 1개뿐이었지만,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정면승부를 사실상 피해 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이렇기에 로하스의 타율은 0.250이지만, 출루율은 0.526에 달하고 있다. 김민혁과 함께 테이블 세터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적이지만, 로하스의 경우 일반적인 2번타자가 아니라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이기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더구나 로하스의 뒤인 3번 타순을 맡고 있는 장성우가 이번 시리즈 들어 16타수 2안타(0.125)에 그치고 있어 로하스의 많은 볼넷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9일 열린 4차전은 이같은 장면이 여실히 드러났다. 로하스는 4회 2사 2,3루, 6회 2사 2루, 10회 1사 2루 등 3번이나 1루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는데 결과는 전부 볼넷(10회는 고의볼넷)이었다.
그러나 장성우가 볼넷 한 개를 제외하곤 번번이 범타에 그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4차전에서 4번 강백호가 선두타자로 자주 등장했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LG는 실점 위기에서 로하스를 맞닥뜨린다면 4차전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KT에서도 로하스를 쉽게 거르지 못하도록 타순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4차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강백호, 역시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황재균 등을 전진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성우의 경우 풀타임으로 포수 수비를 소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3번보다는 중하위권에 배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KT는 김민혁-로하스-강백호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순이 터져야만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승부를 어렵사리 최종전까지 끌고 온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시점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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