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끝내기' KT 심우준 "내가 주인공이다 되뇌었다"[준PO4]

2사 만루서 극적인 내야안타…"동료 환호성 듣고야 알아"
5차전도 승리 다짐…"무조건 이기고 대구, 광주까지"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심우준이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서장원 기자 = 무사 만루에서 2사 만루로. 부담감이 몇 배는 커졌을 상황이지만 KT 위즈 내야수 심우준(29)은 마음을 다잡았다. 스스로에게 '주인공이 되자'고 주문을 넣었고, 이는 '끝내기 주인공'의 현실이 됐다.

심우준은 9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LG 정우영을 상대로 끝내기 내야안타를 쳐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우준의 타석에 앞서 무사 만루라는 절호의 찬스가 만들어졌는데, 배정대와 대타 천성호가 연거푸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2아웃이 됐다.

심우준에겐 '안타'라는 선택지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LG 투수 정우영은 한껏 기세를 올렸다.

게다가 노 볼 2스트라이크의 절대 불리한 카운트까지 됐다. 코너에 몰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 하지 않았고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우준은 "초구가 부담스러웠고, 2구째 파울이 됐는데 그다음에 스스로에게 '내가 주인공이 되겠다'고 중얼거렸다"고 했다.

이어 "타구가 투수 글러브를 맞고 좋은 방향으로 튀면서 결과가 잘 나왔다. 결국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게 안타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우준은 이날 끝내기 안타 외에도 2개의 안타를 더 때려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볼넷 한 개까지 포함하면 4출루 경기였다.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연장 11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6대5 승리를 거둔 kt 이강철 감독이 심우준을 격려하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에 대해 심우준은 "경기 초반엔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수비를 하면서 움직이니까 배트 스피드가 생긴 것 같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붙었다. 역시 수비가 중요하다"고 했다.

8회초엔 결정적인 수비도 해냈다. 무사 1루에서 박동원의 유격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고, 2루로 공을 뿌려 선행주자를 잡았다. 결과적으로 이 아웃카운트가 없었다면 KT는 역전을 허용해 연장전까지 치르지 못할 뻔했다.

심우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생각보다 타구가 빠르지 않은 바람에 글러브가 꺾였다"면서 "잡은 뒤엔 이를 악물고 2루에 송구했는데 다행히 아웃됐다. 마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웃었다.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연장 11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6대5 승리를 거둔 kt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포스트시즌 모든 경기에서 유격수로 나서고 있지만 피로감을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시즌 중 전역해 합류했기에 오히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심우준은 "다른 선배들이 정규 시즌에서 많이 뛰어줬기에, 이제는 내가 선배들을 쉬게 해주려 한다"면서 "내아진의 다른 선배들도 힘들어한다. 나도 힘들지만 내가 막내인데 어쩌겠나"며 미소 지었다.

극적인 끝내기로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이끈 그는 반드시 승리해 더 높은 고지로 향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우준은 "5차전도 무조건 이겨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면서 "대구(삼성 홈) 갔다가 수원, 그다음엔 광주(KIA 홈)에 갔다가 다시 수원으로 오고 싶은 마음"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