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득점 공식'이었던 4번 강백호…포기 없었던 주루까지[준PO4]

강백호 출루=KT 득점…5회엔 PS 첫 홈런포 폭발
11회 파울 판정에도 2루까지 달려 끝내기 발판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kt 선두타자 강백호가 LG 김진성을 상대로 1점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강백호(25)의 출루는 곧 KT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KT 위즈가 준플레이오프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간 데에는 '4번타자' 강백호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KT는 9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KT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만들며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이끌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심우준, 마지막 3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돋보인 경기였지만, 강백호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그는 6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강백호가 때린 3개의 안타는 모두 KT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2회말 문상철의 솔로홈런을 제외한 5점이 강백호의 안타에서 시작됐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빗맞은 타구를 우익수 쪽으로 보냈다. 그는 1루를 밟은 뒤 지체없이 2루를 노려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기록상으론 안타 후 타자의 재치에 의한 2루 진루였다.

이 안타는 KT의 '빅이닝' 시작이 됐다. 강백호는 1사 후 나온 황재균의 적시타 때 홈을 파고들었고, KT는 이후 오윤석의 동점 적시타, 김민혁의 희생플라이로 역전까지 만들었다.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 KT 강백호가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4-3 한 점 차의 리드가 이어지던 5회말 또 한 번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이번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LG 두 번째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4구째 시속 128㎞짜리 높은 포크볼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솔로홈런이 됐다. 이 홈런으로 5-3이 됐다.

이대로 끝났다면 강백호는 이날 경기 최고의 '히어로'가 됐겠지만, 애석하게도 KT가 8회초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마지막 순간에도 득점의 물꼬를 텄다. 또다시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LG 백승현을 상대로 빗맞은 좌익선상 타구를 날렸다.

LG 좌익수 문성주가 몸을 날렸지만 잡지 못했고, 좌익선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강백호는 전력을 다해 2루까지 내달렸다. 혹시 모를 판정 번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 KT 강백호가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4.10.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리고 KT는 파울-페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이 페어로 번복되면서 강백호의 2루타가 인정됐다. 순식간에 득점권에 출루하면서 KT의 승리 확률을 높였다.

강백호는 과거 국제대회에서 안일한 주루플레이로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후 고개를 숙이며 사죄했던 강백호는,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 포기 없는 주루를 선보이며 팀을 구원해 냈다.

공교롭게도 이날 LG 4번타자 문보경은 침묵했다. 문보경은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에 2볼넷에 그쳤고, 연장 11회말에도 황재균의 희생번트 때 야수선택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4번타자의 엇갈린 희비는, 시리즈를 마지막까지 몰고 가게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