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다 강했던 '+1' LG 손주영…"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준PO3]

3회부터 5⅓이닝 무실점…PS 데뷔전 승리투수 맹활약
"긴장보다 설레고 여유있게…평균 구속 더 빨랐다"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8회말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LG 손주영이 기뻐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가 준비한 '선발 1+1'의 앞선 카드는 아니었지만, '+1'로 나선 손주영(26·LG 트윈스)은 사실상 '메인'의 노릇을 해냈다. 포스트시즌 데뷔 등판이라는 수식이 무색할 정도의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손주영은 8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6-5 승리를 이끌었다.

손주영의 이날 등판은 예고돼 있었다. 염경엽 LG 감독이 선발 최원태에 이어 또 다른 선발 요원 손주영을 두 번째 투수로 올리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등판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그는 2-2로 맞선 3회말 2사 1,3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올라오자마자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는데, 다행히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1루 주자를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그 이후론 '언터처블' 그 자체였다. 손주영은 4회부터 8회까지 5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적장 이강철 KT 감독조차 "상대 투수지만 공이 정말 좋더라"며 감탄할 정도였다.

완벽한 호투를 펼친 손주영은 이날 경기의 '데일리 MVP'에도 선정됐따.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주영은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나오자마자 안타를 맞아서 아쉬웠는데, 그래도 1점 차니까 내가 6~7회까지 막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8회말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LG 손주영이 기뻐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손주영은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6.19로 고전했다. 본인도 모를 리 없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손주영은 "전반기 2경기에서 안 좋았고 후반기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했다"면서 "KT에 강하다던 두산 곽빈이 안 좋았고, 두산에 약하다던 벤자민은 잘했다. 그런 것을 보고 단기전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내 공을 믿었다"고 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역대 42번째 사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LG 선수로는 김용수, 김기범, 최향남, 윤지웅에 이은 5번째다.

손주영은 이에 대해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었는데, 그래도 작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던 경험도 있다. 그래서인지 긴장보다는 설레고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되면 달아오르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위기가 별로 없었다. 불펜으로 던지면서 더 세게 공을 던지니 평균 구속은 1~2㎞ 더 빠르게 나왔다"며 웃어 보였다.

손주영은 이제 준플레이오프를 '사실상' 마감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염경엽 감독은 5차전까지 갈 경우 손주영을 다시 준비시킬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가능성이 높진 않다.

손주영은 "감독님께서 플레이오프에선 선발로 나간다고 미리 말씀 주셨다"면서 "나 역시 선발로 등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