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KT 불펜 희망' 우규민, 친정 향해 선전포고…"기다려 삼성"[준PO3]

준PO 2차전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 호투
"팀 KT 위대함 느낀다…정말 행복한 시즌"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릴 KT와 LG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만난 KT 투수 우규민. 2024.10.8/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수원=뉴스1) 문대현 기자 =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 서서히 감을 찾고 있는 KT 위즈의 베테랑 투수 우규민(39)이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를 향해 선전포고했다. LG를 꺾고 대구로 향해 전 동료들을 상대로 실력 발휘를 하겠다는 각오다.

우규민은 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LG와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KT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강민호(삼성 포수)와 나, 둘 중 하나는 죽는다. 단두대 매치가 될 것"이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우규민은 2017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삼성에 몸담았던 투수다. 그러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에서 삼성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KT의 선택을 받아 팀을 옮겼다.

전성기가 다소 지났으나 우규민의 존재감은 KT에서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45경기에서 4승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49로 선전했다.

6일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2-7로 벌어진 6회 1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7회에도 안정적으로 던지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이강철 감독은 우규민의 활약에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우규민은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었기에 빨리 이닝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나 지고 있을 때 무실점한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7대1 대승을 거둔 kt 벤자민이 우규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우규민은 KT에서 보낸 한 시즌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경력이 쌓이면서 조금씩 희미해졌던 초심을 되찾으며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그는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KT에 와서 감독·코치님,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지금까지 야구할 수 있다. 마운드에서 공 한개 한개를 행복하게 던지고 있다. 여기 와서 KT라는 팀이 정말 위대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인 노경은(SSG 랜더스)이 존경스러운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나도 몸 상태는 괜찮다.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우규민의 데뷔 팀은 지금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LG였다. 2003년 LG에 입단해 2016시즌까지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LG를 떠난 지 오래돼 감정은 덜하다고 했다.

우규민이 조준하는 쪽은 오히려 직전 소속팀인 삼성이다. 삼성에서 두 차례 FA 계약을 맺으며 정이 많이 들었지만, 친한 동료가 많기에 그만큼 이기고 싶은 팀이기도 하다.

우규민은 "LG나 삼성을 만나면 구속이 1~2㎞ 정도 더 나온다"며 "LG를 꺾으면 삼성 선수들에게 전화를 돌릴 것이다. 라이온즈파크를 부수러 가야 한다"고 웃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