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SSG와 작별한 고효준 "경쟁력 충분해 현역 연장 결정"[인터뷰]
1983년생 베테랑 좌완투수, 2022년 SSG 우승 주역
"내 공이 좋아서 SSG 구단서도 은퇴 권유 못했다"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투수였던 고효준(41)이 오랜 기간 몸담았던 SSG 랜더스에서 나와 타 팀을 알아보고 있다. 또래 선수들이 줄줄이 은퇴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구위에 자신감이 있어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
1983년생 고효준은 2002년 2차 1라운드 6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이후 SK 와이번스(현 SSG), KIA 타이거즈, 롯데, LG 트윈스, SSG를 거쳤다. 1군 통산 601경기 890이닝에 나와 47승 54패 5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과거 SK의 전성기 시절 주축 투수로 활약했고, 2022년에는 SSG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고효준은 올 시즌도 필승조로 시작했다. 4월 16경기 12⅔이닝에 나와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4.2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5월 초부터 부상으로 신음했다.
6월 28일 1군 명단에서 빠진 고효준은 2군에서 몸을 회복하며 때를 기다렸으나, 다시 1군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10월 5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고효준은 7일 '뉴스1'과 통화에서 "9월 시행된 확장 엔트리 때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서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그때 느낌(방출)이 좀 있었다"며 "팀이 끝까지 순위 경쟁을 펼쳤는데, 5위 결정전을 보며 '내가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방출이라는 단어는 아프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한다.
SSG 불펜의 핵심인 노경은은 2021시즌 뒤 롯데에서 방출됐으나 이후 SSG에 둥지를 틀고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고효준 역시 비록 SSG에서 입지가 줄었지만 타 팀에서는 충분히 쓰임새가 있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량이 가장 중요한데 스스로 자신감이 충만하다.
고효준은 "최근까지 공이 좋아서 SSG 구단에서도 내게 은퇴를 권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반기에 사장님, 단장님, 전력 분석팀에서 2군 경기를 보러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확실히 괜찮았다"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현역 연장을 결심했다. 정든 팀에서 나오게 됐지만 똑같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군 마지막 경기에서 포크볼로 홈런을 맞아서 다른 변화구 구사를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 스피드도 유지하고 있고 컨트롤도 괜찮다. 백 마디 말 대신 내 공을 보면 다들 인정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효준은 또 "노경은, 김광현 등 동료와도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모두 '충분히 경쟁력이 있으니 다른 구단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나 역시 새로운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효준은 그동안 인천 야구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성기를 SK에서 보냈고, 선수 말년에는 SSG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다. 그 역시 인천 팬들이 애틋할 수밖에 없다.
그는 "SK에서, SSG에서 오랜 기간 뛴 선수로서 아쉬움이 있지만, 내년에 다시 야구장에서 인사드릴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이제는 다른 팀 선수가 되겠지만 문학 마운드에 올랐을 때 박수 한 번 쳐주시고, 응원 한번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선수로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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