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고 4이닝 1실점 고영표 "힘 남았다, 언제든 던질 수 있다"[준PO1]
PS에 불펜으로 나온 뒤 선발 등판해서 호투
KT, LG에 3-2 진땀승
- 이재상 기자,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문대현 기자 = 하루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KT 위즈의 우완 고영표가 완벽에 가까운 역투로 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승리를 견인했다. 사령탑에 "더 던지겠다"고 자청했던 그는 "피로는 쌓이겠지만 힘은 있다. 어느 자리든지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고영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56구를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고영표의 호투 속에 KT는 1차전을 3-2로 승리했다. 고영표는 데일리 MVP에 선정, 상금 1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다소 의외였다. 정규 시즌 선발로 뛰었던 고영표는 5위 결정전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모두 불펜으로 나왔다.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는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1실점)을 소화했고, 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도 선발 웨스 벤자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1이닝(무실점)을 던졌다.
그러나 KT가 5위 결정전부터 거듭된 혈투 속에서 선발 투수들을 대부분 소진하면서 고영표가 이틀 만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일단 한 턴 정도(3이닝) 생각하고 있는데 초반만 막아주면 된다. 필(느낌)이 오면 길게 갈 수도 있다. (고)영표가 경기를 만들어주면 우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가을만 되면 큰 경기에서 강해지는 고영표는 이날 LG를 상대로 3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는 등 기선을 제압하며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고영표는 이날 던진 56구 중 체인지업을 37개나 사용했다.
최고 구속이 119㎞밖에 되지 않았으나 공의 낙차가 커 LG 타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패턴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는 투심(19개·최고 구속 139㎞)을 뿌려 타자를 교란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더 던지고 싶다고 하더라"며 선발 고영표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들어온 고영표는 "감독님이 5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셔서 100개까지 가도 된다고 편하게 하시라고 답을 드렸다"며 "결국 4회에 지친 모습이 나와서 교체됐다"고 말했다.
LG 타선을 상대로 호투한 그는 "(내) 장점을 잘 살렸다"며 "체인지업의 낙폭이 중요한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좋아졌다. 그 부분이 좋아져서 한 바퀴는 잘 막았다"고 설명했다.
하루 휴식 후 나와 피곤할 수 있겠지만 고영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투수 팔은 소모품이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개인적으로 시즌에도 부진하고 부상으로 늦게 시작했다"면서 "지금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팔꿈치나 어깨 피로는 쌓이겠지만 힘은 있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오가면서 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표는 홈런을 때린 문상철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마운드에 있을 때 홈런을 자주 쳐준다"면서 "작년 한국시리즈 1차전 이길 때도 그랬다. 나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웃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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