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고 선발 등판한 고영표, 4이닝 1실점 '위력투'[준PO1]
두산과 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후 선발 등판
3회까지 퍼펙트, 체인지업 위력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KT 위즈 우완 에이스 고영표가 2024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첫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역투를 펼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영표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56구를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완벽하게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고영표는 팀이 3-1로 앞선 4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김민수에게 넘겼다.
이날 고영표의 선발 등판은 다소 의외였다. 정규 시즌 선발로 뛰었던 고영표는 5위 결정전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모두 불펜으로 나왔다.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는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1실점)을 소화했고, 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도 선발 웨스 벤자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1이닝(무실점)을 던졌다.
그러나 KT가 5위 결정전부터 거듭된 혈투 속에서 선발 투수들을 대부분 소진하면서 고영표가 이틀 만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은 "일단 한 턴 정도(3이닝) 생각하고 있는데 초반만 막아주면 된다. 필(느낌)이 오면 길게 갈 수도 있다. (고)영표가 경기를 만들어주면 우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영표는 정규 시즌 LG와 한 번 만났다. 8월 29일 경기였는데, 당시 4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가을만 되면 큰 경기에서 강해지는 고영표는 이날 LG를 상대로 3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치는 등 기선을 제압하며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고영표는 이날 던진 56구 중 체인지업을 37개나 사용했다.
최고 구속이 119㎞ 밖에 되지 않았으나 공의 낙차가 커 LG 타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패턴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는 투심(19개·최고 구속 139㎞)을 던져 타자들을 교란했다.
고영표는 1회 까다로운 홍창기를 1루수 직선타로 잡았고, 2번 신민재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이어 오스틴 딘은 삼진을 잡았다.
2회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를 모두 내야 땅볼로 잡은 고영표는 3회 박동원을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이후 박해민과 문성주에게 다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4회초에는 홍창기를 3루 땅볼로 막고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으나 발 빠른 신민재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도루를 내준 뒤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위기 상황에서 문보경을 내야 뜬공으로 막고 급한 불을 껐으나, 오지환에게 다시 안타를 맞고 2사 1, 3루로 몰렸다.
이때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투수를 교체할 것으로 보였으나, 그대로 밀고 나갔다. 고영표는 다음 상대 김현수를 투수 앞 땅볼로 막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 했다.
고영표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KT 타선은 4회말 1사 후 배정대와 심우준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더해 3-1로 달아났고, 이 감독은 5회부터 김민수에게 공을 넘기며 필승조를 가동했다.
고영표는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으나 불펜 등판 후 하루 쉬고 나선 경기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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