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만 만나면 작아졌던 KT, 가을엔 달랐다…천적 넘고 2차전으로[WC1]
정규시즌 6경기서 5승 ERA 1.51 절대 열세
WC에선 1회에 완벽 공략하며 승부 기울어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곽빈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던 KT 위즈 타자들이 가을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천적을 확실히 극복해 내며 승부를 2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이겼다.
이로써 KT는 승부를 최종 2차전으로 끌고 갔다. 동등한 위치에서 승부를 벌이게 돼 사상 최초 5위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승부의 키는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었다. KT 타자들이 곽빈의 공을 공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정규시즌 곽빈에게 철저하게 묶였다. 6번을 상대했는데 5승을 헌납하고 평균자책점은 1.51에 불과했다. 35⅔이닝 동안 단 7점을 뽑는 데 그쳤다.
곽빈의 시즌 평균자책점이 4.24라는 점을 감안하면 KT가 유난히 고전했다는 이야기다.
KT가 정규시즌 두산에 4승12패로 밀린 배경에도 곽빈에 꽁꽁 묶인 것이 컸다.
그래도 가을엔 다를 것이라는, 이젠 한 번쯤 칠 때가 됐다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는데 KT는 실제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선취점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초반부터 곽빈을 흔들었다. 1회 리드오프 김민혁이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간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KT의 '최고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노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좌전 안타를 쳐 찬스를 이어갔다.
후속타자 장성우 역시 초구 2구에 헛스윙을 했지만 이후 4구째 좌전 안타를 쳐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 과정에서 두산 좌익수 제러드 영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무사 2,3루가 됐다.
곽빈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공은 빨랐지만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아졌고 강백호, 오재일의 연속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후 오윤석의 희생번트와 황재균의 삼진으로 2개의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하지만 배정대의 중전 적시타로 4점째를 뽑았다. 1회에만 4점은 너무도 큰 점수였다.
KT는 2회에도 시작과 함께 심우준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이 타이밍에서 두산은 곽빈을 교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정규시즌에서 아무리 '천적'의 면모를 보였다지만 이날만큼은 더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한 교체였다.
그리고 KT는 쿠에바스가 마운드를 굳게 지키면서 1회에 뽑은 4점의 무게는 점점 커졌다.
9년간 5위가 단 한 번도 올라간 적 없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또 한 번의 '마법'을 노리는 KT는 1차전을 비교적 손쉽게 승리하며 승부를 오리무중으로 만들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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