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정상 정복한 KIA…'명장' 선임에도 가을야구 실패한 롯데·한화

[정규리그결산③] '약체 평가' 삼성 반등…2연패 노린 LG 3위
KT-SSG는 사상 첫 5위 결정전…키움은 2년 연속 꼴찌 불명예

25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수여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범호 감독, 주장 나성범, 투수조장 장현식, 야수조장 박찬호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4.9.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고의 팀은 '전통의 명가' KIA 타이거즈였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11개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가지고 있는 KIA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며 'V12'에 한발 가까워졌다.

KIA는 87승2무55패(0.613)로 유일하게 승률 6할을 넘기며 2위 삼성 라이온즈를 9게임 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KIA는 올 시즌 투타 모두 리그 최고였다. 팀 타율(0.301)이 유일하게 3할을 넘겼고, '타고 투저'의 흐름에서도 팀 평균자책점(4.40)이 유일하게 4.5가 되지 않는 팀이었다.

리그 최고의 '히트상품' 김도영의 활약이 최고의 화두였다.

김도영은 0.347(3위)의 타율에 143득점(1위), 189안타(3위), 38홈런(2위), 109타점(6위), 출루율 0.420(3위), 장타율 0.647(1위), 40도루(6위) 등으로 공격 전 부문에 걸쳐 최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최연소 30(홈런)-30(도루)에 국내 선수 최초의 40-40에 근접했고, 143득점은 2014년 서건창(135득점)을 넘어선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가장 근접했다.

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 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첫해부터 팀을 1위에 올려놓는 쾌거를 이뤘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친근한 모습과 함께 필요할 땐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며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한국시리즈 11전 11승의 '불패 신화'를 가진 KIA는 이번에도 기록을 이어가며 'V12'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KIA는 4일부터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에 돌입하며 3차례의 연습 경기와 한 차례의 청백전으로 예열에 나선다.

예상을 깨고 상위권 경쟁을 벌인 삼성 라이온즈.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KIA에 이어 2위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의 약진은 놀라웠다. 2022년 7위, 지난해엔 8위에 그쳤던 삼성은 올 시즌도 하위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예상을 뒤엎었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 원태인, 이승현, 백정현 등의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갔고, 타선에선 구자욱이 0.343의 타율과 33홈런 115타점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가운데 김영웅, 김지찬, 이성규, 윤정빈 등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빛났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병호도 이적 후에만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고, FA로 영입한 김재윤과 임창민도 불안했던 불펜진에 큰 힘이 됐다.

특히 안정된 수비는 삼성의 가장 큰 힘이었다. 144경기에서 단 81개의 실책만 기록해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를 나타냈다.

정식 감독 부임 2년 차를 맞은 박진만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지옥 훈련'으로 일컬어지는 높은 강도의 담금질을 펼쳤는데, '팀 최소 실책'의 성과로 나타났다.

LG 트윈스.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지난해 29년 만에 한풀이에 성공했던 LG 트윈스는 일단 정규리그에선 3위로 숨을 골랐다. 고우석, 이정용 등이 이탈한 마운드가 작년만큼 단단하지 않았고, 김현수, 박해민, 오지환 등 30대 중반에 접어든 베테랑들이 부침을 겪으며 작년만큼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홍창기와 문보경, 오스틴 딘 등이 타선을 받쳤고, 디트릭 엔스와 최원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등 선발진이 경쟁력을 보였다. 고우석의 뒤를 이어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은 유영찬 역시 압도적이진 않아도 무난하게 몫을 다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는 LG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대반격'을 준비한다.

두산 베어스.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5위)보다 한 단계 오른 4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3명 모두가 부진과 부상 등으로 엔트리를 들락날락할 정도로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그럼에도 잘 버텨냈다.

루키 시즌부터 마무리로 자리 잡은 김택연은 신인왕을 예약했고, 양의지, 양석환, 김재환이 여전히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5위는 '145번째' 경기로 정해졌다. KT 위즈와 SSG 랜더스가 144경기까지 치르고도 같은 승률을 기록해 사상 최초의 5위 결정전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5위 결정전에선 KT가 SSG를 꺾고 최종 5위가 됐다. 이번에도 6월까지 하위권에 머물렀던 '슬로스타터'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를 앞세운 타격의 힘과 부상에서 회복한 투수들의 가세로 후반기 힘을 냈다.

2년 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했던 SSG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역스윕'에 이어 올해는 가을야구 무대도 밟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SSG를 비롯해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는 5개 팀은 내년을 기약한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는 시즌 전의 기대를 뒤로하고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봤다. 롯데는 7위, 한화는 8위에 그쳤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올해야말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는 각오였는데, 타선에 비해 허약한 마운드가 버텨주지 못하면서 상위권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2017년(3위) 이후 한 번도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롯데는 올해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류현진의 복귀로 흥행 태풍을 일으킨 한화는 시즌 초반 선두에 나서며 '성적'까지 잡을 기세였으나, 돌풍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시즌 초반 최원호 감독의 자진 사임 이후 '명장' 김경문 감독을 영입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반전은 없었다. 김경문 감독 부임 전 승률이 0.429였던 한화는, 감독 교체 이후 0.488의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 성적으론 5위 싸움에 나서기 어려웠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지난해 '가을 돌풍'을 일으켰던 NC 다이노스는 야심 차게 새 시즌을 시작했으나 후반기 이후 크게 부진하며 9위로 처졌다. 결국 시즌 종료 직전엔 강인권 감독을 경질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 등 주력 타자들이 부상으로 자주 빠졌고 김주원, 김형준, 송명기, 류진욱 등 기대를 모았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뎠다. 마무리 이용찬 역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탓에 뒷문 또한 헐거웠다.

키움 히어로즈는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정후가 떠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키움은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고 트레이드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모으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행보를 이어갔다.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헤이수스, 로니 도슨 등 세 명의 외인이 제 몫 이상을 해준 덕에 꼴찌임에도 4할 이상의 승률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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