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좋아져"…이숭용 SSG 감독 '추신수 대타 카드' 만지작

"연습 배팅 보니 많이 좋아져…투입 시점 고민"
"선발 엘리아스 믿고 갈 것…순리대로 가야"

3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SSG 추신수가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 앞서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전날 경기를 끝으로 사실상 프로 생활을 마감할 것처럼 보였던 추신수(42·SSG 랜더스)가 '5위 결정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생겼다. 베테랑의 연습 스윙을 본 사령탑이 고민에 빠졌다.

SSG는 1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5위 결정전에서 KT 위즈와 맞붙는다.

벼랑 끝의 SSG는 최지훈(지명타자)-정준재(2루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우익수)-이지영(포수)-박성한(유격수)-오태곤(1루수)-정현승(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최지훈과 오태곤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들 모두 정상적으로 경기에 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숭용 SSG 감독의 고민은 또 있다. 바로 베테랑 추신수의 투입 여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추신수를 경기에 투입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연습 배팅을 보니 하루 사이에 많이 좋아졌다. 그 전에는 스윙 자체를 못했는데 확실히 달라졌다"고 했다.

추신수는 어깨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내내 고전했다. 최근들어 또 다시 어깨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서 지난달 10일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시즌 최종전이던 전날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점수 차가 벌어지자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했고, 2루 땅볼로 물러난 뒤 꽃다발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듯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뉴스1 DB ⓒ News1 이재명 기자

추신수 스스로도 "가을야구는 여기까지 오게 해 준 선수들이 나가는 게 맞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지만, 사령탑의 입장에선 좀 더 기량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추)신수와 얘기 했는데 '감독님, 속으시면 안 됩니다'고 말하기는 했다"면서도 "꾸준히 연습하고 보강 훈련도 해왔기 때문에 고민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 판으로 '가을야구' 여부가 결정되는 5위 결정전이지만 이 감독은 '순리대로' 가겠다고 했다.

그는 "김광현이나 앤더슨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선발투수 엘리아스를 믿고 갈 데까지 갈 생각"이라며 "다만 엘리아스가 힘들어지면 노경은 카드를 언제 쓸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숭용 감독에게 '타이브레이커'는 낯선 경험이 아니다. 3년 전 KT-삼성이 사상 최초의 '1위 결정전'을 벌일 때 KT의 단장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우승의 기쁨을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소속이었던 KT를 5위 결정전의 상대 팀으로 맞이하게 됐다.

이 감독은 "야구를 오래 하면 감이 오는데, 3년 전 경기를 앞두고 우리가 이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선수단 움직임이 다르다"면서 "그런데 우리 선수들에게도 10일 전부터 그런 모습이 보이고 있다"며 승리의 의지를 보였다.

그는 "결국 승리는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라면서 "그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팬들에게 선물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