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파 이겨내고 끝까지 온 SSG, 3년 연속 PS 진출할까…관건은 불펜

부진 탓에 감독 경질 요구도 있었으나 9월 대반전
KT와 타이브레이커 총력전, 문승원 빠진 불펜 우려

30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이숭용 감독이 8회초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손뼉을 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굴곡진 시즌을 보낸 SSG 랜더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마지막 한판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연속된 강행군에 지친 상태지만, 특유의 '가을 DNA'를 살려 3년 연속 가을 무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SSG는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을 치른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 열리는 5위 결정전이다. 정규시즌 기록과는 무관한 경기로 말 그대로 5위를 가리기 위한 단 하나의 목적으로 열린다. 포스트시즌과 흡사한 분위기다.

9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이기고 5위 결정전을 만든 SSG의 각오는 특별하다.

이숭용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SSG는 시즌 내내 이어졌던 부침을 이겨내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을 거두고, 2023년 3위로 가을 냄새를 맡았던 SSG는 이후 감독과 단장을 물갈이하며 새 팀을 꾸렸다.

KT에서 코치, 단장, 육성총괄 등 많은 일을 하던 이숭용 감독을 새롭게 사령탑에 앉히고, 김재현 단장을 선임해 리모델링을 꾀했다.

출발은 괜찮았다. 시범경기에서 9위에 그치며 우려를 샀으나 4월까지 17승1무14패로 4위에 자리했다. 시즌 전 5강 후보에 들지 못했던 전망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위치였다.

SSG는 7월까지 4위 언저리에서 상위권 탈환을 노렸다. 그러나 8월 들어 8승17패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8위까지 추락했다.

투타의 균형이 깨지며 무기력한 경기가 이어졌고, 가을야구 사정권에서 멀어졌다. 성적이 나지 않자, 이 감독을 향한 책임론도 커졌다.

SSG 선수들이 28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5-7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4.5.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팬들은 투수 교체 타이밍, 특정 선수의 혹사 등 이 감독의 경기 운영이 미숙하다며 사퇴를 주장했다. 9월 초 홈경기에서는 이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관중석에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9월 14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2일 KT전까지 6연승을 질주한 SSG는 5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후 23일 두산 베어스전, 24일 LG 트윈스전에서 연패하며 6위로 밀렸으나, 이후 다시 4연승으로 극적으로 KT를 따라잡았다.

반등 요인은 선발진 안정화였다. 시즌 내내 부침을 겪던 김광현이 9월 5경기에서 4승을 챙겼고, 로에니스 엘리아스도 9월 들어 3승으로 힘을 보탰다. 9월 이후 SSG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4.24로 2위다.

운명의 승부를 앞둔 SSG는 엘리아스를 앞세워 와일드카드 결정전 합류를 노린다. 엘리아스는 9월 들어 ERA 2.56으로 성적이 좋아 기대감을 키운다.

관건은 불펜이다. 38홀드로 홀드왕에 오른 베테랑 노경은, 안정적인 마무리 조병현이 있지만, 그전까지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킬 투수가 부족하다.

필승조인 서진용은 9월 ERA 5.91로 아쉽고, 좌완 한두솔도 4.76으로 들쑥날쑥하다. 5년 차 박시후, 신인 박성빈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쓰기엔 경험이 부족하다.

게다가 시즌 내내 필승조 자리를 지켰던 문승원이 우측 상완근 불편함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태라 불안감이 크다.

계투진의 부담을 덜기 위해선 선발 투수들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엘리아스가 역할을 하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면 SSG의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말 2사 주자없는 상황 LG 박해민 타구를 잡아낸 SSG 엘리아스가 1루로 송구하는 과정에서 실책한 후 사과하고 있다. 2024.8.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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